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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선흘2리 곶자왈작은학교, 철난로에 익은 감자처럼 동글동글 포근한 아이들. 2011.3.12 ㅣ 사진 박하재홍
첫 번째 주인은, 할머니의 딸 그리고 그 딸은 이 개를 여든의 나이가 버거운 어머니에게 맡겼다. 가끔 멀리 산책을 시키고도 싶지만, 훗날에라도 영영 매어살게 되면 더 괴로워질까봐 집 안 텃밭을 서성이는 것으로 대신한다. 봄 날, 이 짧고 억압적인 자유는 처량하고 찬란하다.
2009.6 ㅣ 스페인 바르셀로나
2009.6 ㅣ 프랑스 뚤루즈
630. 적의를 품은 자들과 함께 있으면서도 그들에게 적의를 품지 않고, 폭력을 휘두르는 자와 함께 있으면서도 마음이 온화하며, 집착하는 자들과 함께 있으면서도 집착하지 않는 사람, 그를 나는 바라문이라 부른다. 631. 겨자씨가 송곳 끝에서 떨어지듯이, 집착과 증오와 오만과 거짓을 털어 버린 사람, 그를 나는 바라문이라 부른다. 숫타니파타
대개 목줄로 매어놓은 개들을 보면 마음이 불편하다. 타고난 유전자의 충성심으로도 평생 땅 한 평을 벗어나지 못하다가는 도살장으로 팔려갈 신세라니... 그러나, 이 꼬마 백구의 주인은 목줄을 억압의 도구가 아닌 동물 복지의 수준으로 구현해 놓았다. 15 미터는 족히 될만한 길이의 튼튼한 줄에 목줄의 끝을 고리로 연결해 마치 케이블카처럼 움직일 수 있다. 주인의 마음 씀씀이가 저 끝에서 달려오는 꼬마의 뜀박질 만큼이나 유쾌하다.
2009.6ㅣ 프랑스 쎙리스
2009.6ㅣ 영국 런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