랩/랩으로 쓴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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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개의 웃음랩/랩으로 쓴 시 2015. 2. 12. 18:57
함덕에 살고 있는 열두 살 소녀가작년 가을에 이메일로 보내준 시. 랩으로 만들어 줄 수 있냐고 물었는데,제가 한참을 망설이다가 오늘 공연을 계기로정훈의 기타연주에 맞춰보았습니다. + 나 하나 때문에나 한 딸 때문에고생 고생,돈을 벌어 오시는 아빠 다리가 아파도, 장애인이라도울고 싶어도, 맘대로 울지도 못해 “우리 예쁜 딸 잘 있었어?”웃음은 천개가 넘어“우리 예쁜 딸 잘 있었어?”천개가 넘도록 웃어 외롭고 외로워 보여집에서 혼자서 보면티비 보고, 밥을 먹고.티비 끄고, 밤이 오고. 엄마랑 같이 있던 날웃음이 어찌나 많아,이해가 되고도 되요 절로 끄덕여 져요 슬플 땐 말해요이해해 줄게요천개가 있더라도 만개가 있더라도 슬플 땐 말해요이해해 줄게요사랑하는 나의 아빠우리 예쁜 딸 잘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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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 살의 초상 (응답하라 1998)랩/랩으로 쓴 시 2014. 12. 13. 23:54
글과 낭독: 박하재홍 기억해 무가지 시절의 페이퍼꽤 이뻐, 첫눈에 반 했어 매트릭스에 비유하자면 넌 빨간약매스미디어의 색은 파란약누군가는 나무랬지“넌 정신을 어디에 팔았냐?”탈출구는 먼지투성이 라이브 클럽의 불덩이삐친 단발머리, 힙합바지 배드보이 눈동자는 깨있는 부엉이우리에게 내일은 없어, ‘내 귀에 도청 장치’는 있어언더그라운드, 달릴 준비가 됐어천 원짜리 다섯 장이면 됐어 마스터플랜, 하드코어, 스팽글롤링스톤즈, 프리버드, 슬러거 드럭 명월관, 백스테이지2Rock Rock on 코끝이 찡한 겨울날의 거리검은 소리 공연을 보러갔지 갤러리아 앞이었지힙합에 대한 갈망 이제서 막 피었지“너희가 힙합을 아느냐”야트막한 간이 무대 래퍼들은 불을 땠 네난 우직하게 뿌리 깊은 나무처럼,힙합의 숲을 만들어 내는 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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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이 베러 블루스랩/랩으로 쓴 시 2014. 5. 8. 21:51
작사와 랩: 박하재홍 순이는 우리 집에 살고 있는 토종개 누렁이입니다. 원래 제가 도로시라고 이름지었는데요 엄마가 안 어울린다고 그냥 순이라고 불러서 이름이 바뀌었습니다 순이의 특기는 욕심 없이 세상을 사랑하기 입니다. 자, 우리가 만나게 된 이야기를 들려 드릴게요 어쩌면 아주 먼 옛날부터 누군가 들려주었을지도 모를 story 이것이 바로 순이 better blues 내가 그를 처음 만난 곳은 북한 산 우이동의 어느 민박집 구석 깜깜한 하늘이 내려앉은 2002년 9월의 어느 밤이었어 어둠 사이를 느릿하게 헤집는 차가운 쇠사슬 소리, 함께 있던 친구들을 은근히 겁먹게 했지 그곳엔 무거운 사슬에 묶여있던 작고 마른 겁먹은 개 한 마리 두려움과 호기심으로 범벅이 돼 버린 희망 따윈 알 수 없었던 절망의 감정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