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일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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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굿 & 바이'글/일기장 2011. 2. 24. 02:17
다음 날 아침은 일찍 부지런을 떨어야 했지만, 새벽 한 시 브라운관에서 펼쳐지기 시작한 이 영화를 본 시선은 두 시간 동안 잠들 수 없었다. 우연히 장의사가 된 첼로 연주자의 숭고하고 지적인 손 길, 포기했던 첼로 연주는 시신과의 교감에서 새롭게 피어난다. 예술은 역시 개인의 내면을 향한 울림으로 우선 가치를 지닌다. 그가 연주할 오케스트라는 없을지라도, 그에게 더 깊은 존재가치를 선사하는 낡고 키작은 첼로처럼. 주인공 배우가 시신의 굳어진 양 손을 조심히 들어 올려 깍지를 끼우고, 두 손으로 부드럽게 잡아 바깥에서 안쪽으로 두 번 회전시킨 다음 배 위쪽에 살포시 올려 놓는 장면에선 여러 번 눈물이 난다. 매혹적이고, 죽음에 이르러 드디어 안식에 도달한 인간의 나약함. 동양의 선이란 저런 것이지, 아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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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음악 라디오 장고 jango글/일기장 2011. 2. 15. 02:22
꾸준한 10년 고객이었던 SK 텔레콤의 장기 가입자 혜택이 너무 미비한 탓과 아이폰 5의 등장이 예고된 시점에서 헐 값에 팔리고 있는 아이폰 3gs 의 신세 덕에 나도 결국 아이폰 사용자로 편입되고 말았다. 그리고, 아이폰의 기능은 신세계와 다름 없다는 걸 절감했다. 그 중에서도 인터넷 음악 라디오 장고 jango 의 선곡을 어디서나 즐길 수 있다는 건, 혁명적인 음악 감상법이다. 우선 내가 좋아하는 뮤지션의 이름을 빈 칸에 넣어 본다. 그러면, 그 뮤지션의 어떤 한 곡이 선두로 재생되고 그 뒤로는 그와 비슷한 성향의 뮤지션들의 음악들이 무작위로 하나 씩 재생되는데 이것이 한 개의 '스테이션'으로 등록된다. 정교하게도, 내가 특정 곡을 되돌릴 수도 선택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어떤 곡에 추천 표를 누르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