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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끝없는잔향속에서우리는『야광바다』글/리뷰 2020. 10. 1. 13:03
2017.10
이 곡을 듣고 떠오르는 장면이 있다면?
수소, 헬륨, 먼지 등으로 이루어진 ‘성운’이 떠올랐어요. 대단한 특수 망원경으로 찍은 외계 성운 사진 말이에요. 그 사진을 볼 때마다 기괴하고 무섭지만 무척 신비로워서 ‘가까이에서 한 번 봤으면!’ 하거든요. 우주공간을 유영하며 진짜 성운을 볼 가능성은 희박하니, 우선 끝잔향의 공연을 보러 가겠습니다.
이 곡에서 가장 매력적인 부분은 어느 부분인가요?
3분 25초부터 마지막까지요. 그 전까지는 미지의 어둠 속을 더듬거리는 불안, 애써 후회하지 않으려는 다짐 같았는데 3분 25초부터 저의 마음이 서서히 환희로 물들더라고요. ‘이래서 불안한 과정이 필요한 거였구나.’라는 안도감이 기분 좋았어요.
소개 글
야광바다는 저에게 ‘끝잔향’의 소리와 향기를 선명하게 남긴 잔향(殘響)이자 잔향(殘香)입니다. 듣는 내내 전개를 예측할 수 없어 약간 두려움이 느껴질 정도로 긴장됐지만 곡이 끝났을 때는 혼자서 간직하고 싶은 광경을 목격한 느낌이었어요. 소리의 흐름을 따라 감춰진 세계를 조심스럽게 탐험한 기분입니다.
박하재홍 (래퍼, 글쓰는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