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기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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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이 추천하는 대중음악 “여우는 어떻게 울지?”글/기고문 2014. 12. 12. 17:38
글 박하재홍 "네가 오후 4시에 온다면 난 3시부터 행복해지기 시작할거야." 사막여우는 어린왕자에게 말한다. 소설 어린왕자에서 여우는 교활한 짐승, 또는 구미호 같은 무시무시한 동물이 아니다. 전 세계의 많은 이들이 어린왕자를 읽고 나면 여우를 애틋해 하고, 여우를 친숙하게 떠올리곤 한다. 그런데, 궁금한 점이 있다. 도대체 여우는 어떻게 울지? 만나는 사람마다 물어봐도 시원하게 대답하는 이가 없다. 음악을 좋아하는 노르웨이의 개그맨 듀오, ‘일비스’는 갑자기 여우 목소리가 궁금해졌다. “소는 음매, 고양이는 야옹, 개구리는 꼬록꼬록....... 사람하고 친숙한 동물들을 상징하는 소리가 있잖아. 여우는 왜 그런 소리가 없는 거야?” 여우 목소리? 동물학자에게 물어봐야 하는 건가? 야생여우 복원센터를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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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뿌리와 새싹, 대정골에서 시작했수다글/기고문 2014. 7. 25. 23:16
제주 뿌리와 새싹, 대정골에서 시작했수다 박하재홍 “제주도에는 동물원이 없는 것이 자랑입니다. 백여 마리의 돌고래 떼가 자유롭게 헤엄치고 있는 제주 바당이 진짜 자랑거리고요.” 동물원이 없는 것이 왜 좋은 걸까? 처음에는 의아해 하는 어린이가 많다. 남방큰돌고래 제돌이 한 마리를 자연으로 돌려보내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이 필요 했는지를 설명해 주면, 비로소 깊은 눈빛으로 고개를 끄덕인다. 세계적으로 동물원 설립 기준은 까다로워지고 있다. 동물원이란 곳이 오히려 동물을 괴롭게 하고, 그런 동물원은 자연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심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더 이상 동물원을 늘리지 말고, 있는 것만 잘 관리해야 한다. 그래서, 외국에는 ‘동물복지’가 잘 지켜지지 않는 동물원은 문을 닫게 하는 동물원 법이 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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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영나영 제주힙합글/기고문 2012. 12. 28. 14:45
세 번째 겨울을 나기 위해 분주합니다. 제주에서 처음 맞은 겨울은 당황스러웠죠. 펑펑 몰아치는 눈보라에 온통 새하얀 마을을 구경하고, 집으로 돌아오면 이불 속에 파묻히기 바빴으니까요. 집 안에서 당장 온기가 있는 곳은 전기장판뿐. 오래도록 싱겁게 들어온 ‘석유 한 방울 안 나오는 나라’라는 말을 제주에서 절감할 줄이야....... 갑작스럽게 이주를 감행하느라 집 안은 휑했습니다. 한푼 두푼 모아 놓은 쌈지 돈으로 커다란 배낭을 짊어지고 1년 동안의 신혼여행을 다녀온 지 석 달 만에 서울과 작별을 고했습니다. ‘서울 너는 참 매력적인데, 하루가 다르게 뒤바뀌는 상가들이 이젠 보기 괴롭구나. 너와는 다른 데서 살아볼게.’ 마침, 만화 속 인물 같은 지인 한 분이 제주의 시골마을로 함께 이주하자는 솔깃한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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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건, 도시의 쓰레기 봉지로 뛰어드는 사람들글/기고문 2011. 1. 15. 02:29
희망의 배낭_현대 도시의 대명사, 뉴욕시티 프리건, 도시의 쓰레기 봉지로 뛰어드는 사람들 글 사진ㅣ 박하재홍 1년 동안의 세계여행이 거의 끝나갈 무렵, 저는 마지막 방문할 도시로 미국 동부의 ‘뉴욕시티 (NYC)’를 점찍어 두었어요. 가슴 뛰며 보았던 숱한 영화들의 배경이 되었던 그곳. 흑인음악인 재즈와 힙합의 탄생지이기도 하고, 브로드웨이라는 화려한 뮤지컬 거리를 만들어낸 뉴욕시티는 누가 뭐라 해도 대중문화예술의 중심지라고 할 수 있죠. 지난 1999년에는 상상도 하기 힘든 테러로 쌍둥이 고층빌딩이 순식간에 무너져 내린 참사가 있었지만, 여전히 전 세계의 많은 사람들은 뉴욕시티의 글자가 새겨진 모자와 티셔츠를 즐겨 입으며 ‘뉴요커’ (뉴욕에 거주하는 사람)가 되고 싶어 해요. 저는 과연 뉴욕시티가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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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보! 눈부신 아프리카의 야생이여글/기고문 2010. 11. 3. 19:00
공정여행, 세계를 가다_케냐와 르완다 잠보! 눈부신 아프리카의 야생이여. 글 사진ㅣ 박하재홍 내 생애 최초의 세계 여행, 1년간의 방랑을 꿈꾸며 모아두었던 쌈짓돈은 안 그래도 넉넉지 못한 형편에 환율 급등의 악재가 겹쳐 그 액수가 보잘 것 없었다. 가장 부담이 되는 예산은 바로 비행기 값을 비롯한 각종 육로 교통비. 어쩔 수 없이 아쉬운 콧바람을 내쉬며 세계 지도 위에서 하나 둘 방문할 나라 수를 줄이기 시작한다. 그래도, 아프리카만은 포기할 수 없지! 다른 대륙의 여러 곳을 포기하더라도 비좁은 버스 안에서 버둥대며 흑인들과 몸을 맞대고, 초원의 야생 동물들을 목격할 수 있는 아프리카의 몇 나라만큼은 꼭 가볼 작정이었다. 거의 모든 대중음악의 뿌리를 만들어 내고 놀랍도록 발전시킨 흑인들의 정신적인 고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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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야의 유적 위에 세워진 오늘의 역사글/기고문 2010. 11. 3. 18:24
희망의 배낭_중미의 보물 상자, 멕시코 마야의 유적 위에 세워진 오늘의 역사 글 사진 ㅣ 박하재홍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 중남미 대륙에 불가사의한 건축물과 유물들을 잔뜩 남기고 사라진 마야 혹은 잉카 문명에 대해 들어 본적이 있나요? 으레 배낭 여행자들에게 가장 가보고 싶은 중남미의 유적지를 꼽아 보라 한다면 ‘페루’에 남아있는 고대 잉카제국의 공중도시 ‘마추피추’를 으뜸으로 뽑는 답니다. 그리고, 마야를 비롯한 수수께끼 같은 고대 문명의 보물 창고로 통하는 멕시코의 유적지들 또한 빼놓을 수 없지요! 멕시코 하면 선인장 옆에 커다란 밀짚모자를 뒤집어 쓴 아저씨와 넓적한 옥수수 과자 밖에 떠오르지 않는데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고요? 멕시코에 입이 딱 벌어질 만한 유적지와 유물들이 얼마나 많은지 두꺼운 책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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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배낭: 아프리카의 작은 심장 르완다글/기고문 2010. 10. 28. 20:33
글 사진 ㅣ 박하재홍 숲 속에 살고 있는 고릴라를 만나러 가자! 고릴라는 숲속의 정원사 고릴라의 집은 어디일까? 동물원에 가게 된다면 그 안에서 지내고 있는 고릴라의 얼굴을 유심히 바라보세요. 고릴라의 눈과 표정이 어디를 그리워하고 있는지, 그 튼튼한 몸과 착한 얼굴이 지구의 어느 곳과 가장 어울리는지. 고릴라의 원래 집은 아프리카예요. 아프리카에서도 아주 숲이 우거진 깊은 산 속에 살고 있어요. 고릴라는 산 속에서 자라는 풀들을 아주 맛있게 먹어요. 특히, 대나무 숲에서 자라는 ‘죽순’은 최고의 간식이지요. 가끔 성이 난 수컷 고릴라가 두 주먹으로 가슴을 힘껏 두드리면 그 소리는 둥둥거리는 북소리처럼 숲속에 울릴 정도로 고릴라는 덩치도 크고 힘도 무척 세지만, 싸운 다음에는 미안하다고 표현도 잘 할 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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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휴가, 태국 코끼리를 품에 안다.글/기고문 2010. 10. 28. 19:58
치앙마이 ‘코끼리 자연공원’ 방문기 여름휴가, 태국 코끼리를 품에 안다. 글 사진 l 박하재홍 1. 코끼리, 이처럼 낯설고 친숙한 동물이 또 있을까. 두 팔을 엇갈려 코끼리 노래에 맴맴 돌던 어린 시절, 코끼리는 동물원 울타리 안에 갇혀있을 망정 한낱 구경꺼리가 아닌 마음 넉넉한 어른의 형상으로 내게 다가왔다. 다른 이들의 기억도 나와 닮았기 때문일까. 몇 년 전 쇼에 동원된 6 마리의 코끼리가 대공원을 탈출해 소동을 벌였을 당시, 인터넷 뉴스의 댓글에는 “그들을 이해한다” 라는 네티즌들의 동정어린 의견이 빈발했다. 비록 탈출을 기도했던 코끼리들은 사회적 물의를 반성하는 ‘사죄의 쇼’까지 덤으로 감당해야 했지만, 그 희생 덕분인지 코끼리 조련의 잔혹함은 점차 '일반 상식' 으로 확대되고 있다. 어느 공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