랩아카이브/힙합 2012/03/06 01:39

힙합을 통해 본 주류문화와 하위문화 사이의 상관관계 (연구 유성호)

 
* 원문: 미디어의 노예가 하는 블로그
(http://rsho624.tistory.com/tag/2Pac)


힙합의 사례를 통해 본 주류문화와 하위문화 사이의 상관관계 연구

 
I. 서론

사회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문화는 사회의 중요한 요소들 중 하나임이 틀림없다. 또한 문화가 정보 통신의 발달로 인한 사회 변동 속도의 가속화의 영향을 크게 받는 권역이라는 사실 역시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하위문화와 주류문화라는 명시된 기준 하에 문화들을 재단하고 각 문화들이 특정한 대체되고 변화하는 과정들을 조명하는 움직임은 부각된 적이 없는 듯하다. 하지만 상업 문화의 대표로 분류되는 팝문화의 역사적 양상을 토대로 볼 때, 하위문화가 주류문화와 상호적 관계에 놓여있으며 끊임없는 교류와 간섭으로 인해 일련의 순환 구조를 형성한다는 가설을 세울 만하다 느껴진다.

팝문화의 역사에서 최근에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흑인음악, 그 중에서도 힙합(hiphop)이다. 1986년을 기점으로 팝 시장에 힙합 장르가 소개된 이래, 힙합은 통시적으로 발아-성장-융흥-쇠퇴의 길을 거쳤다고 평가받고 있다. 본래 예술과 문화라는 것이 보편적으로 흥망성쇠의 구조를 답습하는 것은 아니지만, 팝문화에게 부여된 문화적 용광로라는 평 역시 보편이라 가정한다면, 힙합문화가 대중성을 갖춘 후 팝문화에 유입되면서 분명한 족적을 남겼을 것이라는 가정을 세울 수 있다.

그래서 최근 20년간 팝문화의 가장 큰 화두가 되었던 흑인음악, 그 중 힙합의 사례를 면밀히 분석하여 설정한 가설을 검증하려 한다.

연구목적

- 설정한 “주류문화와 하위문화 사이에는 특정한 관계가 성립하며, 서로의 상호 작용을 통해 상하관계에서 변화하는 양상을 띤다.” 라는 가설의 검증.

● 연구문제

- 힙합의 사례로 보았을 때, 하위문화와 주류문화는 어떤 관계에 놓여 있으며 둘은 어떠한 상호작용 과정에 있다고 볼 수 있는가?

- 둘 사이를 특정한 관계로 설정할 수 있거나 상호작용 과정을 발견할 수 있다면, 하위문화가 주류문화를 대체한다는 가설은 참인가? 또는 주류문화가 하위문화로 인해 대체될 수 있는가?

● 연구방법 :

- 80년대 후반부터 2010년까지의 빌보드 차트(billboard.com)에서 흑인음악 점유율 추이를 분석한다.

- MTV VMA(Mtv video music award)를 시상한 비디오 워크의 변화를 귀납적으로 추리하여 흑인음악 고유의 정서가 팝문화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분석한다.

- 흑인 음악 고유의 정서가 팝문화와 결합되면서 보인 변화 양상을 추적한다.

- 흑인 음악과 관련된 서적을 참고한다.

II. 본문

1. 이론적 배경

● miller의 하위계층문화이론

miller는 문화갈등이론에 근거하여 하위계층에는 하위계층의 특징적 가치, 행동양식 등 독자적인 문화규범이 존재하고 있음을 인정하고 이러한 하위계층의 독특한 문화규범에 따르는 것이 자동적으로 넓은 사회의 법규범에 위반하는 것이 된다고 주장하였다.

● cohen의 비행하위문화이론

➀ 비행하위문화란 범죄자집단이나 비행자 집단 중에서 공유되어지고 있는 특정 신념, 가치관에 근거한 사고나 행동양식이며 범죄나 비행행위가 불가결의 요소가 되는 문화를 말한다.

➁ cohen은 왜 많은 비행이 뚜렷한 목적이나 이익을 가지지 않고 오히려 비공리적이고 악의 가 있는 부정적인 것으로 보이는가를 탐구하였다.

● bourdieu의 대중문화이론

bourdieu는 문화와 경제가 상호 구성망 속에서 복잡하게 관련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경제의 계급구분은 문화의 상징적 구분을 발생시키며, 이것은 계급구조를 재발생시키고 정당화한다는 것이다. bourdieu는 상징적 상품의 소비가 정당화와 선택을 통해 계급지배를 재생산하는데 기여하는 바를 드러내고자 했다.

2. 논의 전개 및 주장

2-1. 80년대 후반부터 2010년대까지 빌보드 싱글 차트 1위 곡들의 장르적 통계.

2-1-1. 1986~1989

전체

Hiphop

Dance

R&B

Rock

Pop

etc

64

2(3.1%)

10(15.6%)

10(15.6%)

21(32.8%)

16(25%)

5(7.8%)

출처: Billboard.com

2-1-2. 1990's

전체

Hiphop

Dance

R&B

Rock

Pop

etc

136

17(12.5%)

19(13.9%)

60(44.1%)

18(13.2%)

17(12.5%)

3(0.2%)

출처: Billboard.com

2-1-3. 2000‘s

전체

Hiphop

Dance

R&B

Rock

Pop

etc

125

43(34.5%)

35(28%)

25(20%)

9(7%)

12(9%)

1(0.08%)

출처: Billboard.com

2-1-4. 2010~2011

전체

Hiphop

Dance

R&B

Rock

Pop

Etc

31

7(22.6%)

17(55%)

3(10%)

2(6%)

2(6%)

0

출처: Billboard.com

2-2. 역대 MTV VMA 수상 비디오 워크의 추이 변화.

2-2-1. 역대 MTV VMA Video of year 수상 명단

Katy Perry "Firework" (2011)

Lady Gaga "Bad Romance" (2010)

Beyonce "Single Ladies (Put A Ring On It)" (2009)

Britney Spears "Piece Of Me" (2008)

Rihanna f/ Jay-Z "Umbrella" (2007)

Panic! At The Disco "I Write Sins Not Tragedies" (2006)

Green Day "Boulevard of Broken Dreams" (2005)

OutKast "Hey Ya" (2004)

Missy Elliott "Work It" (2003)

Eminem "Without Me" (2002)

Christina Aguilera, Lil’ Kim, Mya & Pink f/ Missy Elliott "Lady Marmalade" (2001)

Eminem "The Real Slim Shady" (2000)

Lauryn Hill "Doo Wop (That Thing)" (1999)

Madonna "Ray of Light" (1998)

Jamiroquai "Virtual Insanity" (1997)

The Smashing Pumpkins "Tonight, Tonight" (1996)

TLC "Waterfalls" (1995)

Aerosmith "Cryin'" (1994)

Pearl Jam "Jeremy" (1993)

Van Halen "Right Now" (1992)

R.E.M. "Losing My Religion" (1991)

Sined O'Connor "Nothing Compares 2 U" (1990)

Neil Young "This Note's For You" (1989)

INXS "Need You Tonight/Mediate" (1988)

Peter Gabriel "Sledgehammer" (1987)

Dire Straights "Money for Nothing" (1986)

Don Henley "Boys of Summer" (1985)

The Cars "You Might Think" (1984)

출처 : MTV.com

2-2-2. 역대 MTV VMA Video of year 수상 명단 분석.

- 흑인음악 비디오 워크가 처음 수상을 한 것은 1995년 TLC의 'waterfalls'이다. 하지만 'waterfalls'는 여성 R&B 그룹의 곡이기 때문에, 흑인음악 비디오 워크의 고정적인 소재들이 전면적으로 드러나지는 않는다. 이러한 특성은 힙합장르로서는 최초로 VMA를 수상한 로린 힐(Lauryn hill)의 'doo wop(That thing)'에서도 이어지며, 2003년에 미시 엘리엇(Missy Elliot)의 'work it'에 가서야 힙합 음악 비디오 워크의 특성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work it'에는 아디다스 트레이닝복과 캉골 모자 등이 반복적으로 등장하며, 이와 같이 ppl적 특성은 댄스곡인 비욘세(Beyonce)의 ‘single ladies', 리아나(Rihanna)의 'Unbrella', 레이디 가가(Lady Gaga)의 ‘Bad Romance'에서도 계속된다.

2-3. 힙합은 무엇인가.(하위문화로서의 증명)

- 1970년대 미국 뉴욕의 빈민가에 거주하던 흑인들이 형성한 자유와 즉흥성을 중시하는 문화를 총칭한다. 힙합은 재즈와 함께 미국 흑인들이 독자적으로 발생시킨 문화다. 힙합은 ‘엉덩이(Hip)를 흔든다(Hop)’는 말에서 유래했다고 전한다. 힙합문화를 구성하는 요소로는 건물 벽에 스프레이 페인트로 그림을 그리는 그래피티(낙서미술), 비트가 빠른 리듬에 맞춰 자신의 생각이나 삶을 이야기하는 랩, 랩에 맞춰 난이도 높은 춤을 추는 브레이크 댄스, 그리고 디제잉 등 네 가지를 꼽는다.

힙합이라는 이름은 그랜드마스터 플래쉬 앤 더 퓨리어스 파이브(Grandmaster Flash and the Furious Five)의 래퍼였던 케이스 카우보이(Keith cowboy)가 만들었다고 알려져 있다. 케이스 카우보이를 비롯한 러브버그 스타스키(Lovebug Starski), 디제이 할리우드(DJ Hollywood)와 같은 음악인들이 활동하던 시기 이들의 음악은 디스코 랩으로 불렸다. 케이스 카우보이는 군대에 입대하여 행군을 하던 중 즉흥적으로 병사들이 외치는 “힙! 합! 힙! 합!”소리에서 재즈의 즉흥 음악과 같다는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훗날 케이스 카우보이는 자신의 공연에서 랩 중에 즉흥적으로 힙! 합!을 넣었고, 이는 슈가힐 갱(The sugahill gang)의 [Rapper's Delight]와 같은 다른 음반에 빠르게 전파되었다.

1984년 [힙합의 역사]를 저술한 스티븐 헤이저는 최초로 힙합을 하나의 장르로 취급한 사람을 ‘유니버설 줄루 네이션(Universal Zulunation)’의 일원이었던 아프리카 밤바타(Afrikaa Bambatta)로 꼽았다. 밤바타는 [빌리지 보이스]에 기고한 칼럼에서 힙합을 질낮은 하위문화로 폄하하였다.

2-4-1. 팝문화권에 등장한 힙합. (2-1-1)

- 1986년, 전설적인 록 그룹 에어로 스미스(Aerosmith)의 동명의 원작을 리메이크한 런 디엠시(RUN DMC)의 ‘walk this way'가 처음으로 MTV에 방영되면서 힙합은 대중화의 흐름을 타게 된다. 86년 이전에도 힙합문화는 게토(Ghetto)를 중심으로 존재해왔었지만, 빌보드 싱글 차트 2위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한 'walk this way'가 처음으로 팝 문화권에 영향을 준 힙합이라고 보는 것이 옳다. 그 전까지의 힙합은 어디까지나 흑인들만의 전유물에 가깝다 여겨졌기 때문이다.

런 디엠시의 등장 이후 비스티 보이즈 등의 그룹이 록과의 크로스오버를 기반으로 한 얼터너티브 힙합(alternative hiphop)이라는 장르로 힙합과 랩을 대중에게 전파하기 시작한다. 이는 80년대의 보이즈 투 맨, TLC등의 R&B 그룹 퍼포먼서들의 유행과 맞물려 독자적인 흐름을 형성하여 하위문화로서만 존재해왔던 힙합이 성공적으로 대중문화에 편입하는 발판이 되는 것만 같았다.

2-4-2. 저항문화로서의 힙합. (2-1-1)

- 그러나 80년대 후반 정치적 랩 그룹을 표방한 퍼블릭 에너미(Public Enemy)와 갱스터 힙합의 시작이 된 N.W.A(niggas with attitude)등의 그룹이 주목을 받으면서, 힙합은 자연스레 저항 또는 일탈이라는 낙인이 찍히는 위기를 겪게 된다. 전자인 퍼블릭 에너미의 경우 사회적으로 억압받는 흑인들의 목소리를 대변한다는 평가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가사의 표현이 지나치게 과격하고 이념이 반사회적이라는 이유로 기득권에게 억압받은 전력이 있다. 하지만 퍼블릭 에너미가 정립한 ‘랩=사회비판’의 틀은 이후의 힙합문화에 지대한 영향을 미쳐, 흑인 인권이 크게 신장된 지금에도 여전히 사회비판적인 가사를 주로 쓰는 래퍼들이 존재한다.

흑인 다수의 정치적 스탠스를 예술로 승화시킨 퍼블릭 에너미가 큰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살인, 폭력, 마약, 여성비하 등의 특징을 전면적으로 내세운 갱스터 힙합에 쏟아진 사회적 관심은 더욱 거대해졌다. 당시 흑인 사회 전반에 걸쳐 쌓여있던 행정부, 특히 경찰력의 인종차별 문제를 고발하는 노래인 'fuck da police'가 큰 인기를 얻자, FBI에서 ‘fuck da police'를 만든 N.W.A를 유의 주시하라는 공문을 각 경찰서에 보내기도 했다. 방송금지는 물론이고, 공권력 차원에서 유통에 제재를 가했음에도 불구하고, 'fuck da police'가 수록된 N.W.A의 2집 앨범 [straight outta compton]은 200만장이 넘는 판매고를 올리게 된다. 이렇듯 80년대 말, 힙합은 기성의 억압에 맞서는 저항문화로서의 위치를 확고히 한다.

2-4-3. 지펑크(G-funk)의 탄생, 그리고 저항문화에서 주류문화로의 편입. (2-1-2)

-1992년, 전술한 N.W.A의 멤버이자 프로듀서인 닥터 드레(Dr.dre)는 [the chronic]이라는 앨범을 발표한다. 이 앨범은 그 전까지 발아단계로만 자리했던 갱스터힙합의 완벽한 체계를 세운, 또는 체계의 모범이 되는 걸작이라 평가를 받으며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게 되고, 닥터 드레의 지휘 하에 탄생한 [Doggy style], [2001]등의 G-Funk 명반들이 연이어 차트를 점령하게 된다.

서부를 기반으로 한 G-Funk의 등장은 일시적 흐름에서 멈추지 않고 상업적으로 거대한 성과를 이룬다. 그 와중에 등장한 투팍(2pac)은 G-funk로부터 시작된 힙합의 대중화 흐름에 정점을 찍는 역할을 하였다. 그의 앨범 [all eyes on me]는 1000만장이 넘게 팔리는 기염을 토했고, G-funk가 아닌 고전적이고 음울한 사운드를 기반으로 한 동부에서도 비기 스몰스(Biggie smalls)등의 스타가 탄생하여 ‘서부-동부’의 대립구도를 형성하면서 저항문화가 아닌 상업문화로서의 면모를 갖추게 되었다. 대중은 갱스터 힙합에 기반한 서부-동부의 선정적인 갈등에 주목했고, 상업성은 크게 발전하였다. 지나친 갈등의 결말은 투팍과 비기 스몰스의 사망으로 끝을 맺지만, 시간이 지나고 사람들은 입을 모아 이 시대를 힙합의 전성기(Golden Era)라 칭하게 된다.

2-4-4. 대안을 찾아. (2-1-3)

- 90년대 후반의 전성기가 두 스타의 죽음으로 끝을 맺으면서, 힙합문화 전반에 걸친 반성의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솔로 앨범으로도 500만장의 판매고와 그래미를 거머쥔 로린 힐(Lauryn hill)이 소속된 그룹 푸지스(Fugees)를 비롯한 대안 힙합(Alternative Hiphop)이 한때 주목을 받았으나, 지속적인 추진력을 얻지 못하고 사라지게 되었다.

90년대의 전성기가 지역적으로 서부의 주도 하에 있었다면, 2000년대 초반의 상업 힙합의 움직임은 주로 동부에 의한 것이었다. 동부 힙합의 수도라고 불리는 뉴욕의 왕좌를 차지하기 위해 제이지(Jay-z), 나스(Nas), 자룰(Ja Rule), 디엠엑스(DMX) 등이 경합했으며, 이러한 경합 역시 90년대의 투팍-비기스몰스 만큼은 아니지만 상업적으로 큰 주목을 받았다.

힙합문화가 스스로 전성기라 칭할 수 있을 만큼의 예술적-상업적 성취를 이룬 시기가 지나갔음에도 불구하고, 힙합에 대한 대중의 시선은 여전히 곱지 않았다. 사회 비판, 폭력성, 선정성, 여성 비하 등의 상징은 여전했으며, 인종 단위의 문화라는 것을 부정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2-4-5. 지역에서 세계로.(From Local to Worldwide) (2-1-3)

- 2002년, 영화 [8mile]이 개봉한다. 래퍼 에미넴(Eminem)의 자전적 이야기를 다룬 이 영화는 상업적으로 성공을 거두었을 뿐만 아니라, OST인 ‘lose yourself'가 12주간 빌보드 차트 1위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한다. [8mile] 이전에도 수작 [Slim shady lp]과 명반 [Marshall Mathers LP]를 선보인 에미넴은 이미 팝문화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었으나, [8mile]과 lose yourself의 성공으로 전 세계적인 스타가 되었다.

[8mile] 이전의 에미넴은 전술한 닥터 드레의 전적인 지원을 받아 데뷔를 하고, 문제적 발언이나 페르소나를 영리하게 이용한 가사 등으로 큰 인기를 끌어 하나의 문화적 현상처럼 팝 시장에 군림하였다. 그러나 선정적인 가사와 폭력성 등의 이유로 역대의 힙합 스타들과 같이 하위문화의 아이콘으로 인식되었다.

하지만 [8mile]의 흥행과 차기작 [Eminem Show]에서 보여준 모습은 힙합이 팝문화에 유입된 최초의 양상과 매우 비슷하였다. 크로스오버 중심의 작법과 고전 락의 샘플을 차용한 트랙, 그리고 자아 성찰적인 가사들을 전면으로 배치한 [Eminem Show]는 상업적인 성공은 물론이고 팝문화에 녹아든 힙합문화에 대한 재평가를 불러일으켰다.

인종적인 색채를 벗어나지 못한 문화라는 평가와, 폭력성, 선정성 등의 부정적인 특성을 일종의 낙인처럼 벗어나지 못하던 힙합은, 백인 래퍼인 에미넴에 의해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하위문화나 저항문화적인 성격을 벗고 완전히 팝문화의 주류로 인정받게 되었다.

2-4-6. 힙합의 구조화 - 힙합의 이념변화. (Swagger) (2-1-3)

- 2000년대 중반 이후의 힙합문화는 기존의 힙합문화와는 다른 궤적을 그리고 있다. 과거의 힙합문화는 상업적인 열망이나 스타성에 의존적인 모습을 보이지는 않았다. 오히려 과거의 힙합은 ‘진짜(Real)’, ‘거리(Street)', '게토(Ghetto)' 같은 이념들을 중요시 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남부 지역을 기반으로 한 클럽을 위한 반복적이고 중독적인 구성의 힙합 장르가 유행을 하면서 ‘스웨거(swagger)’라는 말로 대변되는 특유의 정서가 힙합의 필수요소로 자리매김 하게 되었다.

2000년대 중반 이후 힙합 문화의 큰 특징 중 하나는, 일련의 비디오워크들에 나타나는 기표들이 거의 동일하다는 점이다. 차, 술, 패션 등의 의도적인 간접광고(ppl)와 다수의 모델들의 등장이 하나의 문법처럼 반복되는(Cliche) 양상을 띤다. 이는 모두 스웨거라는 단어의 조명에 따른 현상이다. 스웨거 개념은 과거에도 존재하던 것이었다. 힙합이 대중화가 되기 이전엔 필수개념보다는 충분적 요소였지만, 전술한 것과 같이 남부 힙합 장르의 물질만능주의적이고 쾌락주의적인 정서로 인해 마초이즘에 기반한 자기표현 방식이 자리하게 되었다.

2-4-7. 주류 문화가 된 힙합의 세퇴, 그리고 힙합이 남긴 것들. (2-1-4)

- 2000년대의 후반으로 올수록, 힙합은 팝문화권 안에서 힘을 잃어가게 된다. 전자 음악(electronica)에 기반한 업템포 댄스 장르가 차트를 점령하고, 이 흐름은 2010년대로 넘어가면서 더욱 두드러지게 된다. 전자 음악 장르는 본래 힙합의 작법(sampling)에 뿌리를 두고 있지만, 독립된 문화로 발전하면서 주류 문화로 편입되기 이전엔 힙합의 문화적 코드와는 전혀 상관없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주류 문화로 편입된 이후 힙합 장르가 능동적으로 전자 음악을 차용해서 블랙트로니카(blacktronica)라는 장르를 창조하기 시작하면서 전자 음악 장르는 힙합의 특징들을 수용하게 된다. 과거에 비판받았던 폭력성이나 극단적인 정치색 등은 힙합이 팝문화에 군림하게 되면서 서서히 사라지고, 마초이즘에 기반한 자기표현 방식이나 노골적인 간접광고 등이 남게 되었다.

2-5. 힙합의 역사를 토대로 본 힙합의 문화적 특징요소 변화. (2-2-1의 연장)

- 2-4를 통틀어 볼 때, 힙합의 요소는 다양하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하지만 큰 줄기를 형성하고 있는 ‘진짜’ ‘게토’ ‘거리’ ‘스웨거’ 등속의 근원은 결국 포용성이 부족한 하위문화로서의 모습과 마초이즘이 결합한 결과다. 순수한 하위문화이자 저항문화로 존재하던 힙합이 팝문화에 편입하는 과정에서 받은 비판들은 초기 힙합의 요소들을 선택적으로 거세시켰다. 일부가 거세당한 힙합은 팝문화의 주류가 되었고, 하위문화로서의 융흥기와 주류문화로서의 융흥기를 모두 거쳐 현재는 새로운 하위문화인 전자 음악에 주류의 자리를 뺏기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전자 음악은 주류문화가 된 이후의 힙합의 문화적 특징들을 수용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에, 힙합 문화가 남긴 족적은 팝문화 전반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보는 것이 옳다.

2-6. 힙합이 음악시장에 끼친 기술적 영향. (전자 음악과 힙합의 관계)

- 힙합의 작법에는 크게 샘플링과 시퀀싱의 두 가지가 있다. 샘플링은 기존에 있던 노래들의 일부분을 하나의 작법적 소스로 인용하여 작곡에 쓰는 것을 말한다. 과거에는 추출해낸 기존의 음악 소스를 가공하는 것을 샘플링이라고 했지만, 샘플링이 대중화 된 후에 추출과 가공, 그리고 사용의 의미까지 통합적으로 포함하게 되었다. 이러한 샘플링 때문에 힙합은 작법에 있어서 타 장르와 차별되는 특수성을 띤다. 반면 시퀀싱이라는 것은, 작곡가 혹은 프로듀서가 샘플이 아닌 악기 소스만을 가지고 새로 노래를 만드는 것이다. 90년대 이후 디지털 작법의 보급으로 인해 시퀀싱은 사장되어가고 샘플링이 힙합 장르를 대표하는 작법이 되었다.

힙합으로 인해 샘플링 작법은 대중화되어서, 힙합을 수용한 댄스 장르 음악은 무조건 샘플링을 차용하는 것이 관습처럼 느껴질 정도가 되었다. 전자 음악 기반의 댄스 장르 역시 샘플링과 시퀀싱 모두를 차용한 작법 체계를 갖추고 있었으나, 팝문화로 편입되어 대중화된 전자 음악의 대부분은 샘플링을 작법으로 채택하고 있는 것이 실정이다. 다시 말해, 힙합의 대중화가 곧 샘플링 작법의 대중화로 이어지게 된 것이다.

III. 결론

● 연구의 요약

- 힙합 문화가 팝문화 전반에 영향을 끼쳤다는 사실을 빌보드 차트의 힙합 또는 흑인 음악 기반 장르의 점유율(2-1)로 증명하였다. 단순히 점유율이라는 실증적 차원의 문제가 아닌 비디오 워크에 사용된 상징이나 기표(code)들 역시 힙합 문화의 지대한 영향을 받았다는 것은 2-2를 보면 알 수 있다. 이는 하위 문화이자 저항 문화였던 힙합(2-3)이 대중문화로서 힘을 얻었다는 사실에 기인한 결과이며, 앞선 두 현상들의 인과관계를 힙합 문화의 역사에 초점을 맞추어 이를 증명하였다.(2-4) 또한 힙합 문화의 특징이라 부를 수 있는 대상들의 근원이 무엇인지를 규명하려 했으며, 특징들이 하위문화로서 존재할때와 대중문화로서 존재할 때 어떤 양상을 보이고 그 원인이 무엇인지를 주목하였다. (2-5) 마지막으로 힙합 문화가 팝문화에서의 점유율이 낮아지고, 전자 음악이라는 새로운 장르 음악에 의해 대체되는 기술적인 이유와 힙합 문화가 팝문화 전반에 걸쳐 남긴 기술적인 족적을 확인하였다. (2-7)

● 연구의 제한점 및 차후 연구를 위한 제언

- 연구의 제한점은 연구의 초점이 지나치게 거시적으로 설정되었다는 것이다. 비디오 워크의 의미나 시대적 흐름 등에 대한 더욱 조밀하고 철저한 인과관계 검증이 필요한데, 그것을 주석이나 참고 문헌 등으로 대체한 경향이 존재한다. 또한 힙합에 대한 연구가 실질적으로 권위있는 학문 체계에서 이루어지고 있지 않은 실정이여서, 연구의 근간이 되는 사회학 이론들이 아닌 주장 논리의 검증에서 인용할 수 있는 자료들의 권위나 신뢰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힙합 문화에 대한 거시적이면서도 논리적으로 짜임새 있는 조명과 연구가 존재하려면, 미시적이고 실증적인 차원의 연구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IV. 참고문헌

김영제, 김판석 2011 비행 하위문화이론에 나타난 빈곤과 범죄의 사회학적 고찰 한국위기관리논집

이도흠 2004 은유의 이론과 실제로서 대중문화 텍스트 읽기 한양대학교 수행인문학연구소

김정훈 2004 위대한 힙합 아티스트 살림출판사

김영대, 김봉현 2010 힙합, 우리 시대의 클래식 : 힙합 30년, 명반 50 한울

eminem 2003 EMINEM : Angry Blonde. R 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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