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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화지 보다 강력한 벽화, 그래피티 (레오다브 인터뷰)
    힙합 아카이브/힙합 2021. 8. 11. 22:54

    원문: https://stibee.com/api/v1.0/emails/share/q2pX-oWfqqm9M979-k1OU8w_ZalaxQ==?fbclid=IwAR3V2v5dGhdBasViIto1pQA_PIj2MpxV1_cY1owaAtVZIjNDSOQ4k2IlczU 

     

    대한독립만세 on the wall

    연극 50% 할인 티켓도 숨어 있어령!

    stibee.com

    곧 다가오는 8월 15일은 모두에게 중요한 국경일, 광복절! 광복을 이루고 지금의 한국이 만들어지기까지 독립운동가분들의 노고가 컸는데요, 이분들을 현대적인 벽화로 다시 만나 뵐 수 있다면 어떨까요?

    👻 : 벽화령?! 현대의 벽화예술은 바로 그래피티가 아닌가령~?!

    크림치즈보다 그래피티! 😋

    네 맞아요. 벽화 하면 그래피티죠! 플로터 분들께도 꽤나 익숙할 그래피티 예술은 ‘긁어서 그리다’라는 뜻을 가진 이탈리아어 ‘graffito’와 그리스어 ‘sgraffitio’에서 유래했어요. 현대 그래피티가 시작된 곳은 바로 1960년대 미국 필라델피아! 이곳에서 당시 예술가들이 스프레이 페인트로 정치적 메시지 혹은 태깅을 거리의 벽마다 그린 것이 그래피티의 출발점이 되었죠. 여기서 태깅(Tagging)이란, 그래피티 작가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간단한 낙서에요. (👻 : 일종의 서명이라고 이해하면 쉬워령!) 부드러운 느낌부터 날카롭거나 깔끔한 느낌까지, 태깅에는 그래피티 작가 개인만의 뚜렷한 개성이 담겨있죠.

    여기서 중요한 건, 모두가 볼 수 있도록 열려 있다는 벽의 특성 탓에 태깅이 새겨진 벽이 그 자체로 하나의 매체가 되었다는 점이에요. 즉, 그림이 공개적으로 게시되는 공개성*을 지니게 되면서 그림의 메시지가 갖는 힘이 훨씬 강해졌죠. 이에 따라 청소년층, 흑인, 히스패닉 등의 다양한 계층이 곳곳의 벽을 도화지 삼아 사회적 불만 혹은 저항의 의사를 표출하기 시작했어요. 이로 인해 필라델피아의 담벼락은 그래피티로 가득 차게 되었다고!

    *공개성 : 어떤 사실이나 사물, 내용 따위를 여러 사람에게 널리 터놓는 특성.

    👻 : 필라델피아는 크림치즈가 가장 유명한 줄 알았는데, 그래피티의 고향이기도 했네령! 그런데 화려한 이미지의 현대 그래피티와는 많이 다른 것 같은데령?

    과유불급이라고! 💥

    필라델피아에서 시작한 그래피티가 세계적으로 확장할 수 있는 기점이 된 곳은 바로 1980년대 뉴욕이었어요. 여기서 그래피티는 하나의 변화를 맞이하게 돼요. 뉴욕의 거리 예술가들이 그들의 개성을 마음껏 뽐내고 자유롭게 표현하기에는 태깅은 조금 단순했거든요. 그래서 그들은 색깔을 더 화려하게 사용하고 그래피티의 크기를 키우는 변화를 시도했고, 이는 태깅과 구분되어 스로업(Throw up)이라고 불리게 되었어요. 그러면서 기존에는 문자에 가까웠던 그래피티가 점차 그림을 연상시키게 되었고, 지금처럼 역동적이고 리듬감 넘치는 이미지로 탈바꿈한 것이라고!

    이처럼 에너지 넘치는 문화로 발전한 그래피티는 자신의 개성을 자유롭게 과시하는 힙합 정신과도 일맥상통하게 되어 MC, B-boy, DJ와 함께 힙합의 4대 요소로 자리 잡았어요. 그러면서 그래피티는 점차 ‘얼마나 많은 장소에, 남들과는 어떻게 다른 스타일로 그려내는지를 보여줄 수 있는가’가 중요해지기 시작했죠. 이에 그래피티 작가들 사이에서 각자의 활동 구역을 확장하려는 대결이 펼쳐졌다고. 그리고 이렇게 대결이 과열되면서 작가들은 뉴욕의 지하철을 새로운 도화지로 활용하기 시작해요. 지하철은 하루 종일 도시 곳곳을 누비며 운행되기 때문에, 작가들의 그림이 갖는 공개성이 극대화될 수 있는 최적의 장소였거든요. 하지만 벽이나 지하철은 결국 누군가의 재산이었고, 그림을 그리려면 그곳에 몰래 침입해야 했죠. 그래서 뉴욕시에서는 그래피티에 대한 대대적인 규제가 시행되기도 했다고.

    👻 : 그래서 한때 그래피티가 부정적인 예술로 인식되었던 것이군령! 그렇다면 어떻게 그래피티가 점차 하나의 예술로 인정받게 된 건가령?

    세계로 발 뻗다 👣

    그래피티는 꽤나 오랜 시간 부정적인 대우를 받았지만, 그럼에도 그래피티라는 문화가 갖는 파급력과 예술성은 무시할 수 없었어요. 동시에 키스 해링과 장 미쉘 바스키아*와 같은 인물들이 ‘인종차별’, ‘동성애’ 등 여러 분야의 사회 쟁점들을 그래피티 영역 안으로 가져오기 시작했죠. 그리고 이 과정에서 그래피티는 점차 공공의 사회 문제를 논하는 하나의 방법이 되었어요. 이후 그래피티는 점차 지난 어반 브레이크 레터 에서 다뤘듯, 가수들의 뮤직비디오나 여러 기업의 로고에 적극적으로 활용되며 MZ 세대들 사이에서 익숙한 문화로 자리 잡게 된 거라고!

    *장 미쉘 바스키아 : 미국의 그래피티 작가. 인종주의, 해부학, 흑인영웅 등의 주제를 다룸.

    👻 : 그랬군령! 그래피티는 한국에서도 익숙한 예술로 여겨지고 있는 것 같아령. 그런데 그래피티는 어떻게 한국에 들어오게 된 건가령?

    사실, 그래피티가 한국에 유입된 시기나 특정한 사건이 있는 것은 아니에요. 국내에 주둔한 미군 부대 인근의 거리 낙서를 통해 유입이 되었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대중문화를 연구하는 학자들 사이에서는 1990년대 힙합 문화가 들어오면서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고 해석하고 있죠. 그러다 2010년 즈음, 국내에서 그래피티가 독자적 예술로 인정받기 시작했고, 현재는 그래피티 대회가 개최되는 등 그 영향력이 날로 커지고 있어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국내에서는 초기의 그래피티처럼 즉흥적인 그래피티를 찾아보기는 힘들어요. 서울시에서 그래피티가 공식적으로 허용된 장소는 압구정 토끼굴 신촌 토끼굴, 두 곳뿐이거든요. 하지만 이마저도 신촌 토끼굴이 사라지게 되면서 공식적으로는 압구정 토끼굴만 남게 되었죠. 그래서 대부분 그래피티는 전시회와 같이 협의된 장소를 중점적으로 그래피티를 만나볼 수 있다고.

    👻 : 전시회가 아닌 날 것의 그래피티를 만나 보기 힘든 건 조금 슬프네령! 하지만, 그만큼 국내 그래피티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어서 너무 좋아령! 그렇다면 국내에 유명한 그래피티 작가분들은 누가 있을까령?

    국내의 그래피티 작가들로는 Leodav, JAY FLOW, 위제트, 심찬양과 같은 분들이 있어요. 특히 이 중 Leodav 작가님의 경우 독립운동가 분들을 그래피티로 나타낸 시리즈물로 유명한데요, 그래서 광복절이 다가오는 8월 즈음이면 더욱 주목을 받게 되는 작가님이기도 하죠. 특히 이 작가님의 작품은 지난번에 유령이가 무료 초대권을 증정했었던 전시회 <URBAN BREAK 2021>에 다녀오신 플로터들이라면 직접 감상하셨을 수도 있어요! (👻 : 또 부스에 계시던 작가님을 직접 만나 뵀을 수도 있다구령!) 하지만 아쉽게도 아직 작가님을 접해보지 못해본 플로터분들이 계실 수 있죠. 그래서 오늘은 작가님에 대해 잠깐 소개하는 시간을 가져보려 한다고!

    그래피티에 담은 한국 정신 🌺

    지금부터 소개할 Leodav 작가님의 작품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어요. 바로 <독립운동가 시리즈> <LOVE CAMO LIFE>! 이 두 시리즈는 각각 아주 뚜렷한 주제와 메시지를 담고 있죠. 먼저, <독립운동가 시리즈>는 우리나라의 독립을 위해 애써주신 많은 독립운동가분들의 모습을 그래피티 기법으로 표현한 것이에요. 이 프로젝트의 시작은 2013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요, 당시 국정교과서 문제가 일어나면서 온라인상에서 독립운동가를 폄하하는 발언이 이어지고, 김구 선생님의 연관 검색어에 부정적인 단어가 실리는 등의 상황을 지켜보며 작가님은 안타까움을 느끼셨다고 해요. 또 작가님께서 결혼을 하고 아이가 생기면서 ‘나중에 아이가 커서 한국의 역사에 대해 이야기할 때, 서로 대립하게 되지 않을까’하는 고민을 시작하게 되었죠. 이에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그림으로 뭔가를 해볼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했고, 그렇게 삼청동에 그린 유관순 열사를 시작으로 독립운동가 시리즈를 펼치기 시작했다고.

    다음으로, <LOVE CAMO LIFE>는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삶을 응원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시리즈예요. 이는 위장을 뜻하는 영단어 카모플라주(Camouflage)에서 시작되었는데, Leodav 작가님은 현대의 도시인들이 생계를 위해 자신의 꿈을 포기하고 다른 길을 선택하는 광경을 보며, 이 카모플라주가 곧 현대인들의 무늬와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셨대요. 그리고 그런 사람들에게 그림을 통해 용기를 주고자 했고, 노랑, 파랑, 검정, 핑크의 4가지 색으로 카모플라주를 만들어 나가게 되었죠. 여기에서 나아가 카모플라주의 색채와 무늬를 보며, 과거 억압된 상황 속에서도 자신들의 색을 잃지 않고 살아간 독립운동가분들을 연상하게 되었고, 그렇게 독립운동가 시리즈와 카모플라주 시리즈를 연결하기도 했다고.

    👻 : 어떤가령? 모두 하나같이 매력적인 작품들이지 않나령? 유령이와 에디터들도 작가님의 작품 세계에 푹 빠졌었는데령, 너무 좋았던 나머지 꼭 모든 플로터들에게 작가님을 소개해드리고 싶다는 생각에 작가님을 모시고 왔어령!

    👻 : 작가님 안녕하세령! 먼저 플로터들(플롯레터 구독자)에게 짧은 자기소개와 인사 부탁드려령~!

    👦 : 안녕하세요, 그래피티 작가로 활동하는 LEODAV(레오다브) 입니다. 레오다브라는 이름은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줄여서 만들었고, 대한민국 그래피티 문화의 르네상스 시대를 만들어 가자는 의미를 담았습니다.

    👻 : 그래피티의 탄생 기원에는 ‘사회적 저항’ 정신이 담겨 있고, 우리나라의 독립운동가분들도 당시 일제의 부조리한 사회에 저항했던 분들이에령. 이렇듯 독립운동가와 그래피티 사이에 ‘저항’이라는 연결고리가 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은데령?

    👦 : 네 그런 부분도 없지 않습니다. 제가 그린 작품 중에 그래피티 작가의 모습을 하고 있는 윤봉길 의사 유관순 열사가 있어요. 윤봉길 의사 작품 배경에는 친일 인명사전*을 콜라주 기법으로 남기고 그 위에 스프레이와 마커, 방독 마스크를 목에 걸고 서있는 윤봉길 의사의 모습을 담았습니다. 유관순 열사 작품은 대학생이 되어서 그래피티를 처음 시작한 저의 모습을 투영해 저의 메인 시그니처 패턴인 “LOVE CAMO(CMYK 컬러로 만든 카모플라주)”패턴에 “LOVE CAMO LIFE(회색빛으로 물든 세상에 각자의 색으로 멋지게 살아가자)”라는 메시지를 담기도 했습니다.

    *친일 인명사전 : 일제식민통치 당시 반민족 친일행위를 한 한국인의 목록을 정리한 사전

    👻 : 독립운동가 시리즈 중,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이 있으신가령?

    👦 : 기억에 남는 작품들이 너무 많아서 무엇을 예로 들어야 할지 어렵네요. 지금은 철거되고 없지만, 광복절을 기념해서 녹사평역에 독립운동가 시리즈를 남기게 된 적이 있습니다. 그중에 여운형 선생님을 그린 작품이 있었는데, 후손분이 그걸 보시고 영국에 계신 여운형 선생님 가족분에게 보내 드리고 싶다고 연락이 온 적이 있어요. 영국이나 유럽엔 자신의 가문 조상들의 초상화를 집안에 걸어 두는 문화가 있어서 꼭 그림을 걸어 두고 싶다고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작품을 보내 드리기 위해 새로 캔버스에 제작해서 영국으로 보내 드린 적이 있는데, 그게 기억에 많이 남네요.

    👻 : 독립운동가분들에 대한 작가님의 깊은 사랑이 느껴지네령! 혹시, 저희 플로터들이 작가님의 작품을 가까이서 만나볼 수 있는 곳이 있을까령?

    👦 : 제가 이번 달부터 2022년 3월까지 선샤인 스튜디오(논산 미스터 선샤인 촬영지)에서 독립운동가 그래피티 시리즈로 4번째 개인전을 시작했습니다. 그곳에 오시면 독립운동가 시리즈를 더 가깝게 보실 수 있습니다. 또 서울 교육박물관에서 김란사 특별전도 진행 중입니다. 제일 먼저 독립운동가 시리즈를 시작했던 삼청동 정독도서관 외벽(커피 방앗간과 뉴발란스 그레이 하우스 앞)에 많이 지워졌지만 작품이 남아 있으니 한 번 방문해 보세요.

    👻 : 앞으로의 계획이 어떻게 되시나령?

    👦 : 미래에 광복절 100주년을 맞이했을 때, 다시 한번 광화문에서 다양한 그래피티 작업물들을 선보이고 싶어요. 앞으로 24년 정도가 남았네요. 24년 후엔 더 많은 작가들과 함께 아직 알려지지 않은 더 많은 독립운동가 분들을 소개하며 우리의 광복 100년을 더욱 풍성하고 멋지게 장식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의 역사는 다음 세대가 기억해야 계속 이어질 수 있는 것이기에, 현 세대가 가상의 히어로보다는 살아있던 우리의 진짜 영웅들의 이야기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더욱 새로운 시도로 그분들의 이야기를 만들 계획입니다. 감사합니다.

    👻 : 오늘 인터뷰 너무 신선하고 좋았어령! 유령이가 갑작스럽게 찾아갔는데, 흔쾌히 플로터들을 만나고 싶다고 해주신 Leodav 작가님 너무 감사드려령. 꼭 광복절 100주년에 다시 만날 수 있길 바라고, 그 때까지 화이팅이예령~!! 작가님의 더 많은 작품을 보고 싶은 플로터들은 밑의 버튼을 통해 작가님의 홈페이지 인스타그램에도 방문해 보세령!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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