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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브레이크, 그것은 음악의 여백 (글 최인용)
    힙합 아카이브/힙합 2021. 1. 5. 18:33

    원문: scienceon.hani.co.kr/?mid=media&category=167&m=0&document_srl=51536

     

    비보이가 사랑한 음악의 여백

    (3) 브레이크, 그것은 음악의 여백 한 동안 인터넷...

    scienceon.hani.co.kr

    2012. 8. 24

     

    한 동안 인터넷에서 유행하던  ‘뷁’이라는 말은 ‘브레이크(break)’를 짧게 줄인 것으로, 곡 진행 중에 드럼를 제외한 다른 모든 악기들이 잠시 연주를 쉬는 부분을 가리키는 음악 용어다. 팻 메스니 그룹의 댄스 곡인 ‘앤 덴 아이 뉴(And Then I Knew)’의 도입부에는 바로 이 ‘뷁’이 수차례 나온다.

     

    곡의 첫 부분을 들어보자. 건반, 베이스, 드럼이 정박으로 함께 연주를 시작한다. 세 마디를 연주한 다음에 네 마디째에 건반과 베이스가 연주를 멈추고(‘브레이크’), 드럼의 리듬만이 지속된다. 바로 이어서 같은 테마의 연주가 반복된다. 이번에는 네 마디를 채워 테마가 완결된 느낌을 주고는 두 번째 브레이크가 나온다. 역시 피아노와 베이스는 연주를 쉬고, 드럼만이 두 마디 동안 리듬을 연주하는 것이다. 그리고는 팻 메스니가 곡의 주 선율을 연주하기 시작한다. 여덟 마디의 주 선율 연주가 끝나면 역시 두 마디 동안 드럼 리듬만이 남는 세 번째 브레이크가 나온다. 특히 이 세 번째 브레이크 부분에서는 점잖은 외모의 베이시스트인 스티브 로드비(Steve Rodby)가 리듬에 맞추어 춤추듯 몸을 움직이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사실 내가 더 좋아하는 ‘브레이크’는 아래의 이 노래에 나온다.

     

    이 영상에서 6분11초부터 7분1초까지 긴 브레이크가 나온다. 모든 악기가 연주를 멈추고, 손가락을 튕기는 소리만 남아서 박자를 맞춘다. 그리고 반주 없이 마이클 잭슨의 추임새가 흐르다가, 드럼 비트가 시작된다. 그러고는 마이클 잭슨이 열을 맞춘 댄서들과 함께 절제되었으면서도 열정적인 안무의 춤을 보여준다.

    브레이크는 재즈의 ‘솔로(solo)’나 클래식의 ‘카덴자(cadenza)’ 부분처럼 한 연주자의 기교를 듣기 위해 다른 연주자들이 잠시 자신들의 연주를 양보해주는 부분이 아니라, 다함께 연주를 잠시 쉬는 것이다. 보통 그동안에도 드럼 등 타악기는 연주를 유지하지만, 대개 별다른 기교를 보이지 않고 기본 리듬만 연주한다.


    즉 브레이크는 그림으로 치면 여백이다. 소리를 더하는 대신에 빼내어 일부러 비워 두는 부분인 것이다. 댄스 음악을 가득 채우던 여러 악기의 소리가 골격만 남기고 사라졌으니 흥이 덜할 법도 한데, 왜 브레이크 부분에 스티브 로드비는 고개춤을 추고 마이클 잭슨은 군무를 선보일까?

    소리를 듣는 순간, 대뇌의 반응

     

    음악을 통해 큰 반응을 이끌어내는 것은 모든 음악가들이 바라는 일 아닐까? 그렇다면 어떻게 노래해야, 혹은 어떻게 연주해야 사람들이 더 집중하고, 더 큰 반응을 보일까? 텔레비전 프로그램인 ‘나는 가수다’를 보면, 더 크고 높은 목소리로 노래를 부른 가수가 대체로 더 큰 호응을 불러일으켰던 것 같다. 그렇다면 늘 작은 소리보다는 큰 소리가, 낮은 소리보다는 높은 소리가 더 큰 주의를 이끌어내는 것일까?

    이런 ‘자극과 반응 간의 관계’는 많은 신경학자들이 연구하는 주제기도 하다. 이런 연구를 진행하자면 ‘자극’과 ‘반응’을 정량적으로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자극을 측정하는 것은 비교적 쉽다. 자극이 빛이라면 광량계로 빛의 세기를 측정할 수도, 분광분석기로 색과 스펙트럼을 측정할 수도 있다. 자극이 소리라면 소음계로 소리의 세기를 측정할 수도 있고, 주파수 분석기를 이용해 소리의 높낮이나 스펙트럼 등을 분석할 수도 있다.

    그러나 ‘반응’의 양을 측정하는 것은 비교적 어렵다. 실험심리학에서는 자극에 반응하는 피실험자의 행동이나 응답을 관찰한다. 생리학적인 연구 방법을 사용하는 경우에는 신경세포들의 반응을 측정한다. 인간이나 동물의 뇌는 수많은 신경세포(뉴런 neuron)로 구성되어 있고, 이 신경세포들은 전기신호를 이용해 정보를 주고받는다. 자극이 없는 상태에서도 신경세포들은 전기신호를 발생시키지만, 자극이 들어오면 신경세포가 발생시키는 전기신호의 시간 간격이나 패턴이 달라진다. 또한 수없이 많은 신경세포들이 함께 전기신호를 발생시키는데, 자극의 크기에 따라 전기신호 발생에 관여하는 신경세포의 규모(개수)가 달라지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신경세포가 더 자주 전기신호를 발생시킬수록, 더 많은 신경세포가 함께 전기신호를 발생시킬수록 반응의 양이 큰 것으로 여긴다.

    그렇다면 신경세포들이 발생시키는 전기신호는 어떻게 측정할 수 있을까? 동물 실험을 한다면 아주 작은 전극을 신경세포에 접촉시켜서 신경세포에서 발생하는 전기신호를 직접 측정할 수 있다. 하지만 사람의 머리속에 전극을 꼽아 실험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뇌 속 신경세포들이 발생시키는 전기신호를 머리 바깥에서 측정해보려는 시도를 오랫동안 해왔다. 가장 많이 사용하는 방법은 두피 곳곳에 전극을 접촉시켜서 신경세포들이 발생시키는 전기신호를 측정하는 것이다. 신경세포 하나하나가 발생시키는 전기의 양은 매우 작기 때문에 두피에서 이를 감지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수많은 신경세포가 동시에 같은 패턴으로 전기신호를 발생시키면 미약하나마 두피에서 감지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렇게 두피에서 측정한 전기신호를 ‘뇌전도(electroencephalography, EEG)’라고 한다. 뇌전도는 여러 한계가 있는 방법이기는 하지만, 지난 100년 간 널리 사용되면서 측정 결과를 해석하기 위한 여러 가지 노하우와 지식이 축적되어 있기 때문에 여전히 많은 과학자들이 활용하고 있다.

     

    특히 소리를 들은 순간의 뇌 활동을 뇌전도로 측정해보면 아래의 그림2와 같은 전형적인 패턴이 나타난다는 것이 알려져 있다.

     

    그림 2의 패턴을 보면, 100밀리초 지점에 아래 쪽으로 뾰족한 골짜기가 있다. 이를 100밀리초 후 나타나는 ‘음(negative)의 최대값’이라 하여, N100이라고 부른다. 이 정도 크기의 전위는 대뇌 피질에 위치한 수십만개의 신경세포가 동시에 전기 신호를 발생시켜야 관찰되는 양이다. 이 뾰족한 N100은 외부에서 발생한 소리를 들은 경우에는 나타나지만, 청취자가 만들어낸 소리를 들은 경우에는 나타나지 않는다. 즉 청취자 본인이 말을 하고 그 소리를 듣는 경우에는 N100이 나타나지 않는다. 또한 이 N100은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는 첫 순간에 나타나고 같은 소리가 지속되는 동안에는 나타나지 않는다. 하지만 지속되던 소리의 높낮이나 크기가 갑자기 바뀌면 그 순간 다시금 나타난다.

     

    N100을 만들어내는 신경세포들은 대뇌의 ‘초기 청각피질 (primary auditory cortex)’ 부위에 위치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곳은 귀 속 달팽이관에 연결된 청신경에서 보내는 소리 정보가 뇌간을 거쳐 대뇌로 들어갈 때 처음으로 연결되는 부분이다.

    이런 관찰을 통해, 과학자들은 N100이 “대뇌로 소리 자극이 입력되었으니 이 소리에 대한 해석을 시작하라”라는 초기 청각 피질의 신호라고 믿고 있다. (그리고 N100 이후에 200밀리초, 300밀리초 등 시간에 또 다른 양상의 뇌 활동이 관찰되는데[이를 P200, P300 등으로 부른다], 이는 더 상위 단계의 뇌 활동, 즉 소리에 담긴 정보[말소리의 경우 말의 의미]를 해석하는 뇌 영역이 활성화된 결과로 보고 있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이 N100의 크기다.  N100이 소리의 존재를 더 상위 단계의 뇌에게 알리는 신호탄 같은 것이라면, 어떤 소리에 대해 N100이 유별나게 큰 경우, 이는 그 소리에 더 큰 주의를 기울이라는 신호가 아닐까?

     

    “일치하지 않는 음의 값”

     

    지난 5월 미국 뉴욕에서는 ‘일치하지 않는 음의 값(mismatch negativity, 이하 MMN)’ 학회가 여섯 번째로 열렸다. MMN의 ‘N’은 바로 N100의 N이다. 동일한 소리가 반복되다가 예기치 못하게 다른 소리가 나타나면 N100의 크기가 커진다. 예를 들어 “… 가가가가가나가가 …” 하는 식으로 ‘가’를 반복하다 중간에 ‘나’ 소리가 끼어들면 ‘나’ 소리에 대한 N100은 유난히 크다. 이때 N100의 크기가 커진 정도를 MMN이라고 한다. 즉 동일한 소리가 반복되다 예기치 않은 다른 소리가 나타나면 대뇌의 초기 청각피질이 더 크게 반응한다.

    MMN만을 논의하는 학회가 있을만큼, MMN 현상을 이용한 다양한 실험이 이루어지고 있다. 한 예로, MMN은 언어지각 연구에도 유용하다. 워싱턴대학의 패트리샤 쿨(Patricia K. Kuhl) 교수는 영어를 모국어로 하는 아이들과 일본어를 모국어로 하는 아이들의 음소 지각을 비교하는 EEG실험에서, 영어가 모국어인 아이들은 ‘R’ 발음을 반복적으로 들려주다 ‘L’ 발음을 들려주면 큰 MMN이 발생하지만, 일본어가 모국어인 아이에게서는 훨씬 작은 MMN이 관찰되는 것을 보였다. (그리고 이 두 나라 아이 간의 차이가 유의미하게 두드러지게 되는 나이가 언제부터인지 연구했다.) R 발음과 L 발음을 구분하는 것은 영어에서는 중요하기 때문에 영어에 익숙한 경우에 두 소리를 매우 다른 소리로 지각하지만, 이 두 발음을 일본어에서는 구분하지 않으므로, 일본 아이에게 두 소리는 다른 소리로 지각되지 않는 것이다.

    음악 지각과 인지 연구에도 MMN을 활용할 수 있다. 오하이오주립대학의 데이비드 휴런(David Huron) 교수는 그의 저서 <달콤한 예측(Sweet Anticipation)>에서 음악적 예측을 연구하는 도구로 MMN을 소개하고 있다. 그의 이론에 따르면 음악은 청각적인 기대와 그 기대에 대한 충족, 혹은 위반의 게임인데, 어떤 화성 진행 이후에 나온 특정 화음이 뻔히 예상되었던 것인지, 예기치 못한 것인지를 알아보기 위해 MMN을 측정할 수도 있다.

    사라진 소리에 대한 뇌의 반응

     

    그렇다면 일정한 크기의 소리가 반복되다가 그보다 작은 소리를 듣게 되는 경우애도 MMN이 나타날까? 작은 소리는 자극량이 더 적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적은 양의 신경 활동을 유발하는데, 예측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뇌의 반응이 오히려 커질까?

    나는 그래서 큰 소리를 0.7초의 일정한 간격으로 반복해 들려주다, 열 번에 한 번 꼴로 매우 작은(10분의 1 크기) 소리를 섞어 들려주는 방법으로 MMN 실험을 해보았다. 그 실험 결과를 아래의 그림 4에 나타냈다. 파란색 선은 기준이 되는 큰 소리에 대한 뇌전도 신호이고, 붉은색 선은 가끔 등장한 작은 소리에 대한 뇌전도 신호다. 이 그림에서 0.1초 부근의 진폭을 눈여겨 보아야 한다. 작은 소리에 대한 반응이 큰 소리에 대한 반응보다 오히려 크다. 작은 소리라 할지라도 이는 ‘예기치 않은 소리’였기 때문이다.

    이 실험에서 나는 기준이 0.7초 간격으로 반복되는 소리를 총 2262번 들었다. 그 중 기준이 되는 큰 소리는 2111번이었고, 작은 소리는 151번이었다. 심지어 나는 대략 30분에 걸친 실험 시간 동안 이 소리에 집중하지도 않고, 소리를 끈 영화를 자막과 함께 보고 있었다. 즉 무의식 중에도 내 대뇌의 초기 청각피질은 예기치 않은 ‘작은’ 소리에 대해 더 큰 신호를 보내 더 활발한 뇌 활동을 유도했다.  

     

    이 맥락에서 보면 앞서 이야기한 ‘브레이크’는 소리를 ‘비워서’ 오히려 더 큰 뇌 활동을 유발하는 영리한 테크닉이다. 그리고 직전에 강하고 반복적인 연주가 있었다면 브레이크의 효과가 더 클 것이다. 실제로 브레이크는 열정적인 후렴구에 바로 이어 등장하는 경우가 많다. 후렴에 이어 바로 브레이크가 나오는 매우 전형적인 예는 이 곡이 아닐까 싶다.

     

    [더 윈튼스(The Wintons)의 1969년 곡 ‘아멘, 브라더(Amen, Brother)’. 1분26초에 브레이크가 등장한다.이 5.2초 길이의 짧은 브레이크는 ‘Amen Break’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다. 참고: 위키피디아 ‘Amen break’ - http://en.wikipedia.org/wiki/Amen_break]

     

    브레이크가 ‘뇌 속 연주’를 유발할 것이라는 근거는 몇 가지 더 있다. 국내에도 번역된 올리버 색스의 <뮤지코필리아(Musicophilia)>를 보면 ‘화이트 크리스마스 효과’라는 말이 나온다. 모두가 알 만한 ‘화이트 크리스마스’라는 노래를 튼다고 말해두면, 실제로 그 노래를 틀지 않아도 피험자들이 그 노래를 듣게 되는 현상이다. 또한 이 책에도 소개된 데이비드 크레머(David Kraemer)의 2005년 <네이처> 논문을 보면, 친숙한 노래의 일부가 공백으로 비어 있어도, 그 공백 동안 우리의 청각 피질은 활발히 활성화된다.

    사실 브레이크의 의도는 명확하다. 청중의 반응을 유도하는 것이다. 인기 가수의 콘서트의 백미는 수많은 청중이 다함께 후렴구를 따라부르는 장면인데, 이 장면은 보통 “다 같이!”를 외치는 가수의 구령과 함께 시작된다. 가수는 함께 불러야 할 가사 소절을 잽싸게 먼저 알려주기도 한다.

    그러나 별다른 말이 없어도, 저 아멘 브라더의 브레이크처럼 후렴에 바로 이어 브레이크가 나오면 이는 청취자의 뇌에 강한 신호를 만들어낸다. 반복적으로 지속되던 소리의 패턴이 갑자기 사라졌기 때문이다. “무언가 기대하지 않은 일이 일어났다”라는 이 신호는 뒤따르는 뇌 활동을 이끌어낸다. 청취자는 사라진 소리 패턴들을 기억해내고, 지속되고 있는 리듬에 그 패턴들을 얹어 머리 속에서 음악을 완성한다. 그 어떤 연주자도 “다 함께 연주하자”라고 외치지 않았지만, 청취자들의 머리 속에서는 후렴구를 이어받은 상상의 연주가 시작되는 것이다.

    1970년대 말 뉴욕 빈민가에는 이런 상상의 연주를 몸으로 표현하는 사람들이 나타났다고 한다.

     

    브레이크와 힙합의 탄생

     

    1999년에 빌 브루스터(Bill Brewster)와 프랭크 브로튼(Frank Broughton)이 쓴 디스크 자키에 대한 역사서인 <어젯밤 한 디제이가 내 생명을 구했네(Last Night A DJ Saved My Life)>에는 뉴욕 브롱스 지역의 클럽 ‘디스코 피버(Disco Fever)’에 대한 묘사가 나온다.

     

    참고:

    Disco Fever was a New York City dance club located in the South Bronx on Jerome Avenue and 167th street that operated from 1976 to 1986. After initially failing to draw very many customers, Sal Abbatiello convinced his father, the owner, to hand over the reins. Abbatiello quickly began featuring hip hop artists including a young Grandmaster Flash, and the club greatly increased in popularity and fame. Hip hop group Run-D.M.C. performed their first show at the club.


    디스코 피버에는 유독 자신의 춤 솜씨를 뽐내고 싶어 하는 그 동네의 춤꾼들이 많았다. 그리고 그들의 춤을 보러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그래서 클럽의 디제이들은 춤꾼들이 춤추기 좋아하는 음악을 골라 틀기 위해 애썼다. 그러다 곧, 디제이들은 춤꾼들이 특정한 노래를 좋아한다기보다는, 많은 노래에 나오는 특정 부분을 좋아한다는 걸 눈치챘다. 그 부분은 다름 아닌 ‘브레이크’로, 후렴구 연주가 중단되고 비트(기본 리듬)만이 지속되는 부분이었다. 춤꾼들은 클럽에 모인 사람들이 흥겹게 춤추는 후렴 부분 동안에는 팔짱을 낀 거만한 자세로 가만히 있다가(브레이크가 나오길 기다리며 서 있는 이 자세를 ‘비보이 스탠스(b-boy stance)’라고 한다), 브레이크가 나오면 격하고 어려운 동작을 선보이며 사람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그래서 디스코 피버에서 일하는 디제이의 첫 번째 규칙은 브레이크가 있는 곡만 골라 트는 것이었다. 때로는 브레이크 부분만 몇 번을 반복해 틀어댔다. 브레이크가 너무 짧으면 춤꾼들이 아쉬워했기 때문이다. 친숙한 비트가 반복되는 동안 춤꾼들은 춤을 췄고, 이 춤을 ‘브레이크 댄스’라고 불렀으며 이 춤꾼들을 ‘비-보이(’b‘는 ’break‘의 약자다)’라고 불렀다. 디제이를 보조하며 마이크를 잡고 흥을 돋구던 래퍼들은 점점 긴 문장을 쏟아냈다. 힙합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여전히 가설이기는 하지만) 청각 자극의 예기치 않은 변화가 디스코를 즐기던 춤꾼들의 뇌 활동을 증가시켰다. 그리고 힙합이 탄생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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