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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람 이외 포유류 처음으로 두 박자 리듬 맞춰 노래 확인
    음악과 과학 2021. 10. 26. 22:48

    원문: https://www.hani.co.kr/arti/animalpeople/ecology_evolution/1016670.html

     

    마다가스카르에는 리듬 타며 노래 부르는 원숭이가 있다

     

    www.hani.co.kr

    [애니멀피플]
    사람 이외 포유류 처음으로 두 박자 리듬 맞춰 노래 확인

    2021-10-26 조홍섭 기자

    마다가스카르 고유종 여우원숭이 인드리. 나무 위에서 잎, 열매, 꽃 등을 먹으며 크고 분명한 소리로 노래한다. 필리포 카루콰트 제공.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의 열대림에는 인드리라는 대형 여우원숭이가 산다. 복슬복슬한 귀와 뚫어지라 쳐다보는 눈매와 함께 이들은 노래하는 원숭이로도 유명하다.하루에도 여러 번 나무꼭대기에 올라 이중창 또는 합창을 한다. 마치 장난감 나팔 소리 같은 이들의 노래가 사람의 음악과 비슷한 리듬 구조를 지닌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키아라 데 그레고리오 이탈리아 토리노대 생물학자 등 국제연구진은 26일 과학저널 ‘커런트 바이올로지’에 실린 논문에서 “인간 이외의 포유류 가운데 처음으로 인드리가 음악성을 간직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연구자들은 사람 아닌 동물도 리듬감이 있냐에 주목했다. 2015년 과학자들이 전 세계에서 모은 300여 곡을 분석했더니 음의 높낮이와 반복 구절 등 10여 가지의 보편적 특징을 잡아냈는데 그 가운데 6가지가 리듬과 관련됐다.특히 두 박자 리듬이 중요했다. 노래를 부르는 속도가 다르더라도 음과 음 사이의 간격이 규칙적이면 쉽게 알아듣는다.

    인드리 노래의 두 박자 리듬. 음과 음 사이의 간격이 1대 1 또는 1대 2로 규칙적이다. 키아라 데 그레고리오 외 (2021) ‘커런트 바이올로지’ 제공.

    여기엔 음과 음 사이의 간격이 똑같은 1대 1 리듬과 간격이 두 배인 1대 2 리듬 등 2가지가 있다. 예를 들어 퀸의 노래 ‘위 윌 락 유’에서 발을 구르고 손뼉을 치는 참여를 이끌기 위한 전주 ‘쿵쿵따∼’는 대표적인 1대 2 리듬이다.과연 인드리도 이런 리듬을 탈까. 연구자들은 지난 12년여 동안 20개 인드리 무리 총 39마리를 야생에서 따라다니며 노래를 녹음해 분석했다.그 결과 인드리의 노래가 1대 1 리듬을 주로 하면서 1대 2 리듬도 포함하는 소리로 노래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연구자들은 밝혔다. 이에 더해 인드리는 노래를 마칠 때 속도를 늦춰 길게 늘이는 클래식의 ‘리타르단도’ 기법도 구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동유럽과 중앙아시아에 서식하는 울새 속 나이팅게일. 사람처럼 2박자 리듬으로 우는 사실이 밝혀졌다.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사람 말고 리듬을 타는 동물로 처음 밝혀진 것은 울새 종류인 나이팅게일이다. 지난해 이 새의 노래가 1대 1 리듬으로 이뤄져 있으며 불분명하기는 하지만 1대 2 리듬도 탄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교신저자인 안드레아 라비그나니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박사는 “이것은 인간 아닌 포유류 가운데 ‘리듬 본성’이 밝혀진 첫 증거”라고 이 연구소 보도자료에서 말했다. 그렇다면 이런 능력은 어디서 진화한 것일까.연구자들은 “사람과 인드리의 공통조상이 갈라진 것은 7750만년 전 공룡시대까지 거슬러 오른다”며 “이런 능력이 매우 드물게 발견되기 때문에 공통조상 때부터 이어 내려온 것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오히려 “명금류와 인드리, 그리고 사람 등 노래하는 종들에서 독립적으로 진화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박쥐와 새가 독립적으로 날개를 진화시킨 것처럼 음악성도 수렴진화의 일종이란 얘기다.

    음악성의 기원을 연구할 유력한 동물인 인드리는 서식지 파괴로 멸종이 임박했다.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그러나 다른 노래하는 동물 예컨대 고래도 리듬을 타는지 아닌지는 아직 연구되지 않았다. 라비그나니 박사는 “이번 연구는 음악성의 여러 보편적인 특성 가운데 두 박자 리듬을 조사했을 뿐”이라며 “인드리와 다른 동물을 대상으로 리듬의 반복성과 위계성 등 다른 특성도 더 늦기 전에 살펴볼 예정”이라고 말했다.마다가스카르 고유종인 인드리는 서식지 파괴 등으로 급격히 줄어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의 적색목록에서 멸종 직전의 ‘위급’으로 등재돼 있다.

    인용 논문: Current Biology, DOI: 10.1016/j.cub.2021.09.032

    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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