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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C 와 Rapper (출처 네이버 오픈백과)
    힙합 아카이브/랩 2010. 11. 4. 21:05

    [1] 왜 엠씽(MCing)인가?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힙합은 미국에서 발생한 거리 문화이며, 그 문화를 특징짓는네 가지 요소들로 자주 이야기되곤 한다. 힙 합의 이 네 가지 요소 중에서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도 그나마 가장 잘 알려지고 어필하는 분야가 바로 '랩(Rap)'이라 할 수 있겠다. 이 랩이란 것은 구어적 표현 양식을 바탕으로 한 운율의 시로써 사람들에게 때론 직설적으로, 때론 은유적으로 래퍼(Rapper)가 들려주고자 하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미국에서 처음 랩 음악이 나왔을 당시 랩이라는 용어 대신 엠씽(MCing)이란 단어를 사용하였는데, 그 이유는 초기 뉴욕의 여러 클럽 파티에서 찾을 수 있다.

    파티에서디제이들은 분위기를 살리는 음악을 들려주는 것 외에도 클럽을 찾은 놀이꾼들과 서로 호흡할 수 있는 구호를 외치곤 했는데, 디제잉(DJing) 기술이 발전하면서 점점 관객과의 호흡을 위한 이런 행위들이 엠씨(MC : Master of Ceremonies)에게 넘어가게 되었다. 그러한 이유에서 엠씽(MCing)이라는 용어로 표현이 되었던 것이었다. 이후 엠씨에 대한 여러 새로운 정의들이 나오긴 했으나, 근본적으로 엠씨라는 것은 래퍼를 의미하며 훨씬 책임(?)이 따르는 표현으로 인식되기도 한다. 여하튼 랩은 기본적으로 리듬에 맞춰 가사를 전달하는 행위이며, 그 역할을 담당한 사람들을 일컫어 우린 엠씨라고 부른다.

    [2] 래핑(Rapping)의 즐거움

    기록상 최초의 랩 음악으로 불리는 슈거 힐 갱(Sugar hill gang)의 Delight> 이란 곡에서 '파티가 있는 곳에는 랩이 있다'는 얘기처럼 랩 음악이 주는 즐거움은 매우 크다. 물론 다양한 스타일의 랩이 주는 느낌들은 모두 다르지만, 근본적으로 '말을 통한' 논리적이며 리드미컬한 래핑의 결과는 '음악적 오르가즘'이다. 펑크(funk)를 흔히들 성적인 매력과 결부시켜 이해하곤 하는데, 힙 합이 흑인 음악에서 보이는 근본적인 펑키(funky)함의 자세를 나타낸 도시적 스타일로 볼 때, 래핑의 즐거움은 지극히 관능적이며 본능적이다. 물론 라킴(Rakim)처럼 종교적인 믿음의 바탕 위에서 랩의 가장 근본적인 운율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경우는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겠지만, 랩 음악은 하는 사람이나, 받아들이는 사람 모두에게 카타르시스적배설의 즐거움과 심장 박동에 호소하는 음악적 오르가즘을 제공한다고 할 수 있다.

    강한 비트에 자신의 랩을 실어 랩을 할 때의 감정은 '내 랩을 들어봐라, 내가 당신들의 마음을 움직이겠다' 라는 호전적인 태도와 함께 그 자신도 랩의 일부가  되는 느낌을 받는다. 그래서 케알에스 원(KRS-ONE)이 내가 랩을 한다(Do Rap)고 하지 않고 내가 랩이다(Am Rap)라고 말한 것이다. 해봐라, 그럼 안다!

    [3] 한국어 래핑과 그 미래

    '한국어 랩은 안돼, 랩은 영어로 해야지' 라는 의견들은 한국어 랩을 주장하는 측과 잦은 대립을 가져오곤 했었다. 실제 영미권에서 발생한 이 랩이란 것이 아무래도 영어로 불려지던 것이기에 다른 언어로 나타낼 때 맛이 달라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본다. 하지만 된장 뚝배기에 수프를 그득 담아서 먹지는 않는다. 힙합은 방식의 차용, 마인드와 태도의 공감이란 차원에서 같이 이해될 수는 있지만, 사실은 원래 그 자리에 있던 것을 끄집어내는 것이다. 자기 우물을 파란 얘기이다.

    한국인의 마음을 움직이려면 한국어로 이야기를 해야된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실제 개인적으로 알았던 뉴욕의 한 DJ겸 제작자는 한국인이다. 그는 한국어 랩의미래를 J-Hip hop(일본 힙합)과 비교하면서 이야길 했는데, 일본어랩에 비해서 한국어랩이 훨씬 우세하다는 말을 해주었다. 당장 들려오는 한국말이 무슨 뜻인지 정확히는모르나 힙합의 맥을 짚을 수 있는 이 사람의 평가를 듣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과연 한국에서 랩의 발전을 위해서 많은 사람들이 진정 노력을 기울인다면? 사실 지금도 장족의 발전을 하였다고 본다. 오버건, 언더건 새로운 스타일과 새로운 라임과 플로우에 대한 시도들이 서서히 활성화되고 있다고 본다. 한국어 래핑과 한국 힙합의 미래는 밝다. 적어도 우리 것은 나온다고 본다. 이제 그 일선에 서서 살벌한 시선들을 뿌릴 주인공들이 누구일지는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의 생각에 달렸다고 본다. 한국어로 랩을 해라. 한번 미치도록 랩을 해 봐라. 하고 나서 결과를 얘기하자.

    [4] 한 인간의 진솔한 삶의 이야기 힙합!

    힙합에 대해 사람들이 가지는 숱한 의문들 중에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대표적인 질문이 있다면, 바로 '힙합이 뭐예요?'라는 질문이라고 하겠다. 필자 역시 언더그라운드 힙합 씬에서 활동을 하면서 적잖게 받아온 질문이며 아직까지도 깊이 생각하는 부분이다. 어쩌면 평생 나 자신에게 반문하고 확인해야할 근본적이며 핵심적인 질문이라 여겨진다. 힙합은 도대체 무엇인가? 힙합은 한국인도 할 수 있는 것인가? 힙합은 삶의 방식인가? 그렇다. 짧게 말해서 힙합은 '만들어져 있는 것이 아니고 만들어 가는 것'이며, 이미 '있는 것을 그대로 답습하는 것이 아니고 새로운 것을 창조'해 나가는 파이오니아적인 자세에서 비롯되는 지극히 정직한 문화라 하겠다.

    랩을 통해 자신이 살아온 인생의 경험과 몸으로 느낀 생각들을 여과없이, 또는 은유적으로 표현을 한다면, 이것만큼 삶과 직접적으로 연결된 음악적 표현양식이 또 있겠는가? 한 인간의 진실한 삶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음악적 표현 양식. 그리고 그 공감의 경계선을 힙합이 그려주고 있다. 힙합은 그러한 차원에서 한 발자국이라도 이 문화권에 발을 담그지 않고서는 함부로 논하기가 힘들다고들 한다. 머리를 숙이고 가슴을 열어보자는 얘기이다. 처음을 잊지 않는 태도와 음악적 충실함, 비트에 대한 철학과 진실한 가슴 하나, 힙 합/랩 음악의 자세이다. 힙합이 무엇인지 문장 몇 개로 표현을 하지 않았지만, 이제 힙 합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대략 알았을 것이다. 힙합/랩 음악은 당신의 머리속이 아닌 머리와 어깨의 실룩거림에 남아있는 살아있는 음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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