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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넷 음악 라디오 장고 jango
    글/일기장 2011. 2. 15. 02:22

    꾸준한 10년 고객이었던 SK 텔레콤의 장기 가입자 혜택이 너무 미비한 탓과
    아이폰 5의 등장이 예고된 시점에서 헐 값에 팔리고 있는 아이폰 3gs 의 신세 덕에
    나도 결국 아이폰 사용자로 편입되고 말았다. 

    그리고, 아이폰의 기능은 신세계와 다름 없다는 걸 절감했다.
    그 중에서도 인터넷 음악 라디오 장고 jango 의 선곡을 어디서나 즐길 수 있다는 건,
    혁명적인 음악 감상법이다.

    우선 내가 좋아하는 뮤지션의 이름을 빈 칸에 넣어 본다. 
    그러면, 그 뮤지션의 어떤 한 곡이 선두로 재생되고 그 뒤로는 그와 비슷한 성향의 뮤지션들의 
    음악들이 무작위로 하나 씩 재생되는데 이것이 한 개의 '스테이션'으로 등록된다.

    정교하게도, 내가 특정 곡을 되돌릴 수도 선택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어떤 곡에 추천 표를 누르면 그 곡은 보다 자주 재생이 되고 비추천 표를 누르면
    그 곡은 영영 재생되지 않는 수모를 받는다.

    추천표는 또, 그 음악의 뮤지션과 비슷한 뮤지션들을 줄줄이 
    같은 스테이션으로 끌어 들일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는데 유명한 곡들 사이로 뜸하게 배치되어 있는
    인디 뮤지션의 곡들도 이들과 동등한 기회를 얻을 수 있다.

    가장 놀라운 건, jango 가 인디 뮤지션들로부터 광고비를 받는 방식이다.
    인디 뮤지션은 자신의 음악이 원하는 뮤지션과 엮여 재생될 수 있도록 소액의 광고비를 지불한다.
    광고비는 부담이 되지 않는 저렴한 가격이고 jango 에서 아이튠즈 음원 구입으로의 연결은 
    직행으로 이루어 지기 때문에 인디 뮤지션에게도 손해보는 장사는 아니다.

    음악 감상자에겐 간간히 인디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신선한 기회가 큰 장점으로 작용하고,
    맘에 드는 인디 뮤지션을 자신의 스테이션으로 등록한다면 그 뮤지션에겐 엄청난 격려가 된다.
    부담되지 않는 소액으로 자신의 음악을 광고하고 그 효과 또한 쌍방향으로 만족스럽다니!

    음악 애호가의 욕구를 정확히 파악한 jango 의 음악 재생 방식과 
    뮤지션에게 7 할의 수익을 돌리는 아이튠즈의 공정한 거래가 어울려 만들어낸 유통방식,
    이것은 확실히 존경할 만하다.

    현재 나의 음악 스테이션은 다음과 같다.

    RUN D.M.C
    k-os
    Grandmaster Flash
    Mott the Hoople
    MC lyte
    Sonic Youth
    Junior Senior
    Jaco Pastorius
    verda MARO
    Lauryn Hill

    위 열 명의 이름으로 엮여 재생되는 뮤지션들의 수는 시대를 초월하여 무궁무진하다.
    특히, 그 동안 깊게 탐구하지 못했던 80년대 초반 부터 90년대 초반에 이르는 올드스쿨 힙합의 매력이란!
    (저 중에는 한국 인디 뮤지션의 이름도 포함되어 있다.)

    jango 의 청취가 언제나 가능한 상황에 매료된지 며칠이 지나자,
    나는 문득 음악의 유통이 MP3 플레이어의 시대를 거쳐 스트리밍의 시대로 건너가고 있음을 깨달았다.

    재활용하기 힘든 CD 는 종말을 고하고, 유통사들이 대부분의 수익을 잡아먹는 한국의 
    불공정한 MP3 시장도 아이튠즈의 유입으로 결국 작별을 고하고 말겠지.
    그 때는 한국판 jango 의 앱이 아이폰에 설치되어 있을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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