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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주시 금호고등학교 도서관
    강연/스포큰워드 워크숍 2011. 7. 24. 02:10

    2011년 7월 22일

    함께한 분들:
    곽봉서 (봉지). 김동원 (참치), 오충택 (택이), 한성언 (헬멧)
    이은경 선생님 (하늬바람)
     

    012


    <봉지>

    랩을 위해 처음 잡은 펜, 미약하고 서툴지만
    내 가슴에 열정으로 하하 나를 표현해 보겠어
    나는 북한이 아니라서 개성이 없지, 마치 검정 비닐 봉지 같아
    그 있잖아, 발에 체이는 흔하디 흔한 검정 비닐 봉지 말이야
    다들 무시하고 얕보지, 막 버리지, 이 가치를 모르지
    하지만 들어봐 이 감춰진 검정 봉지의 가치
    자신이 가진 것들을 마구 알리고 싶어한
    미천한 미쳐 날뛰는 자들과는 다르지
    상상은 하는데 생각을 못한 자들과는 다르지
    검정! 속을 볼 수가 없잖아
    보물 같은 나의 모든 것을 감춰줄 수 있잖아
    마치 내 어릴 적 부모님이 사오신 선물이 담긴 봉지
    내 생에 설렘을 처음 알려준 검정 봉지
    단지 봉지가 봉지가 아냐, 나보단 내 내면을 봐,
    봐봐도 날 보잖아 날 말고 내면을 봐
    남들과 평범함과의 차이, 볼 때 마다 달라지는 이 느낌
    모두를 끌어 당기는 이 느낌
    제대로 땡긴 랩 방아쇠 내 랩 듣고 못 느끼는게 바로 불감증
    난 내 안에 잠재된 가치있는 것들을 필요없는 것들에게 자랑하지 않아
    머라해도 내 길을 걷고 말아

    <참치>

    Yo, 이건 내 인생 첫 리본 잘 들어줘
    아직 듣고 느끼기엔 많이 허접하지만
    이건 2시간 넘게 적어본 내 자기 소개서
    너희 늘 TV 광고에 나오는 동원 참치만 보고
    날 항상 친근하게만 여겼지
    처음에 너희와 즐기기 위해서 보여줬던 모습들은 늘 개그맨
    하지만 그건 내 모습 중 극히 일부라고, man
    옛날의 내 한 면만 보는 사람들은 통조림에 담긴
    수년 전에 담긴 퍽퍽하고 맛없는 부위만 맛보겠지
    하지만,  내 다른 면도 보는 사람들은
    방금 전에 떠낸 가장 싱싱한 참치회를 맛볼 수 있는 쾌락을 누리겠지
    그러니 앞으론 내가 무슨 얘기를 하면
    쟤는 또 무슨 드립을 칠까 바라 보지만 말고
    너희들에게 보여 줬던 웃긴 모습들의 뒤엔
    진지하고자 노력했던 시간들이 있다는 걸
    알아주길 바래, 사람들

    <택이>

    나는 수능을 111일 앞둔 고3
    오늘 하루 여기에 바치기로 했어
    엄마는 투덜대 고3이 태평해
    왜 괜히 시간만 낭비하러 가냐고
    하지만 내 생각은 그건 아니야
    몇배 몇배 값진 것을 얻어낼 수 있어
    그게 설사 좋은 성적이 아니더라도
    밤을 지새우며 넘기는 책장들이
    훗날 커서 좋은 추억으로 남을테니
    제일 만족스러운 건 랩하는 이 순간
    이런 기회는 아무때나 오는 건 아니야
    길고 답답한 고3 입시 경쟁 속에
    머릿속을 뚫어주는 힙합을 만나
    내일 아침 걱정 따윈 안할 것 같아
    공부의 권태기에 빠진 너희들에게
    지금 나의 랩을 권할테니, 나는 랩으로 시를
    내뱉는 유기농 퇴비 같은, 택이

    <헬멧>

    랩을 처음 시작하는 새내기의 이야기
    한자 한자 적어온 내 자기소개 시작해
    전형적인 고딩 모습 짧은 머리 검은 뿔테
    헬멧 머리 하고 있는 내 모습과 비슷해
    집과 학교 왔다 갔다 할 것 같지? 아니지
    노래방에 게임방 물리 대신 놀 궁리
    여기까진 남과 다를게 하나도 없지만
    뻔뻔한 인생사는 너무나도 지겹지
    오늘 누가 그러던데 저 서태지 닮았데요
    내 친구는 공부 중 서태지를 닮은 내 영혼은 지금 샤워 중
    가수의 길 걸으려는 내 길은 비포장길
    하지만 내 각오는 누구보다 비장해
    잘하지는 않지만 지금 나는 당당해
    내가 원하는 걸 지금 보이고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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