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음악아카이브/분석과 비평

탄압당하고 있는 작곡가들의 이야기 (출처 ㅍㅍㅅㅅ)

seimo 2016. 2. 13. 21:59

원문: http://ppss.kr/archives/60443


JTBC의 드라마 “송곳”에 대한 보이콧을 생각하며: 탄압당하고 있는 작곡가들의 이야기

2015년 11월 7일 by 손아람



지난 8월 방송 배경음악 라이브러리 업체 로이 엔터테인먼트는 작곡가들에게 “저작권 100퍼센트를 영구히 양도하는 신탁 계약을 체결하거나, 회사를 나가라”고 통보했다. (참조 링크)


이후 양도 계약 체결에 동의하지 않은 작곡가들에 대해 계약이 해지되었다며 급여 지급을 일방적으로 중단했다. 반면 방송사에 대해서는 계약이 해지되지 않았다면서 작곡가들의 음악에 대한 저작권을 행사하고 있다.


권리의 행사(저작인접권)에 대해서는 계약이 유효하고, 의무의 수행(급여 지급)에 대해서는 계약이 해지되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 만약 로이 엔터테인먼트의 주장대로 작곡가들에 대한 계약이 유효하다면, JTBC의 <송곳>은 원천도급자로서 노동자에 대한 급여를 미지급하고 있는 회사의 음악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로이 피해자 공동 모임은 JTBC와 드라마 <송곳>의 제작사에 로이 엔터테인먼트에 음악을 의뢰하지 말 것, 앞으로 음악 크레딧에 작곡가들의 이름을 표기할 것등을 요구하였으나, <송곳> 측은 로 엔터테인먼트와 음악 공급 계약을 강행하였고 대신 로이 엔터테인먼트에 대한 직접적인 관리/감시를 하겠다는 대답을 받았다.


그 관리/감시의 결과로 드라마 <송곳>에서 로이 엔터테인먼트는 존속하고 도리어 로이 엔터테인먼트에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한 작곡가들의 음악만이 제거되는 상황이 초래되었으며, 로이 엔터테인먼트가 급여지급마저 중단하여 작곡가들은 <송곳>의 음악 창작을 위해 오랜 기간 투입한 노동력을 어떤 형태로도 보상받지 못하고 있다.



출처: 작곡가 김인영 트위터



로이 엔터테인먼트 사태 대응 모임은 <송곳>이 노동운동 드라마이며 사회적 의미가 크다는 이유로 운동 차원의 압박을 받았다. 반면 <송곳> 관계자의 일부는 로이 엔터테인먼트 사태의 피해 작곡가들과 만나거나 대화를 나누지 말라는 말로 업계 제작사를 압박하고 있다.


또한 계약해지를 이유로 급여 지급을 중단한 로이 엔터테인먼트는 다른 음악 회사에 대해서는 저작권 계약이 유효하다며 분쟁 소지를 암시하는 주장을 하여 피해 작곡가들의 음악을 방송에 사용할 수 없도록 위협하고 있다. 2000여곡의 음악을 작곡해서 방송에 내보낸 로이엔터테인먼트 피해 작곡가들은 로이로부터도 급여를 지급받지 못하고 있고, 만든 음악을 재사용할 수도 없게 되어 몇달째 경제적 수입이 중단된 상황이다.


로이 엔터테인먼트는 이 사태에 대한 여섯 차례의 한겨레 보도에 대해 각 5천만원씩의 손해배상과 정정 보도를 요청하는 언론중재 위원회 조정신청을 했다. 이 조정신청에 첨부된 증거자료는 “사업자 등록증”이 전부다. 반면 훨씬 구체적으로 사안을 보도한 MBC의 <시사매거진2580>에 대해서는 전혀 항의하지 못하고 있다. 방송음악 제작사라 방송사에 대항할 수 없기 때문이다.

많은 드라마와 관계를 맺고 있는 로이엔터테인먼트



현재 드라마 <송곳>은 로이 엔터테인먼트의 음악을 계속 사용하는 대신, 그와 관련하여 문제가 발생할 경우 강도 높은 손해배상 책임을 묻는 계약을 로이 엔터테인먼트와 체결했다. 따라서 로이 엔터테인먼트의 폭주는 JTBC와 <송곳>의 제작 책임자가 로이 엔터테인먼트를 압박하는 단 한 마디로 해결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이며, 그것이 유일한 해결방법이다.


여러 차례의 요청과 사전 경고에도 불구하고 알 수 없는 이유로 로이 엔터테인먼트의 음악 사용 계약 체결을 강행한 JTBC가 최소한의 책임있는 행동마저 거부한다면, <송곳>은 노동운동에 대한 드라마라는 이유로 보호받을 이유와 가치가 전혀 없다.


로이 엔터테인먼트는 계약대로 작곡가들에게 급여를 지급하거나, 계약을 해지하여 저작권을 돌려주어야 한다. JTBC는 드라마 외주업체의 일이라는 이유로 책임을 회피할 수 없다. 그게 바로 JTBC가 방영하는 드라마 <송곳>이 하고 있는 이야기니까.


“분명 하나쯤은 뚫고 나온다. 그런 송곳 같은 인간이.” 우리의 송곳이 뚫고나올 구멍이 하나뿐이라면, 드라마 <송곳>을 뚫을 것이다. JTBC가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줄 때까지, 드라마 <송곳>은 보이콧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