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합 아카이브/랩

스트레이트 아웃 오브 컴턴 (글 리드머 훈성남지라)

seimo 2015. 9. 30. 19:23

스트레이트 아웃 오브 컴턴 Straight Outta Compton


글. 리드머 훈성남지라 

@iamsunghoonnam 

2015.9.10


영화는 논쟁적이었던 힙합그룹 NWA(한국어 자막: "까칠한 흑형들 LOL")를 극적으로 그린 영화고, 또 그대로를 즐기면 되지만, 따로 알아두면 좋을 것이 있어 풉니다. 단순히 '영화에선 그들을 미화시켰다' 정도의 뻔한 이야기는 아니고요. 바로 영화에선 "NWA(현실) VS (백인)사회" 로 단순하게 갔지만 당시에 NWA를 향한 논란과 보이콧은 힙합/흑인 커뮤니티내에서 먼저 적극적으로 나왔다는 것이죠. 불특정 대중이 투어에서 FUCK THE POLICE에 열광하고 FBI가 경고를 보낸 것은 결국 상업적인 면과 결합했고. 힙합/흑인 커뮤니티 내에서는 그들의 선동적인 가사와 올바르지 않은 여성관 등 잘못된 시선 등이 흑인사회에 대한 편견을 가중시킨다고 우려했습니다. 예를 들어 아이스큐브는 남녀가 대등해지면 분열될 것이라고 말했던 수준이었으니, 당시 흑인 사회의 개선을 위해 외부로 활동을 해나가던 흑인지식층이 볼때는 인기를 얻기 시작한 음악의 가사가 충분히 골칫거리로 느껴졌었겠죠. 구체적으로 그런 흑인사회를 바라보는 편견을 가중시키면서 흑인사회에 억압을 가져다주는 여러 법안에 결국 힘을 실어줄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고요. 힙합DJ들도 보이콧을 했었죠. 물론 NWA의 작법에 적응을 못해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거나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부분도 있고요.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사실은 그들의 음악이 걸작으로 남았다고 NWA상대로 그런 논의를 꺼냈던 이들이 행했던 일들이 지금에 와서 시대를 못 따라갔다거나 가치가 없었던 것이 아니라는 것이죠. 오히려 지금에 와서 음악내용이 어떻든간에 미디어를 통해 불특정 대중에게 나올때는 어떤 기준선 아래 있어야만 하는지에 대한 합의를 만들어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런 논쟁이 NWA의 앨범이 음악적으로 대단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부정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논의 자체가 별개죠. 당시에도 지금에도요. 전설적인 랩퍼들이 부적절한 용어가 쓰인 가사에 대해 나중에 사과하는 것도 자신의 음악이 가치가 사실 없었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내가 쓴 그런 가사가 사회에 무방비상태로 풀렸었고, 나는 그것으로 성공했는데, 그랬다면 나는 더 신중했어야했다' 라는 식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최근 한국에서도 여성비하가사 등 논쟁을 받아들일 때도 어설프게 '여전히 그런 가사 많아, 그게 현실이야', '지금의 잣대로 그 음악을 비하해?', '그래서 그 걸작들이 잘못된거라고?', '나는 쉽게 한 쪽 편을 들지 못하겠다' 라는 식으로 접근해버리는건 완전히 핵심을 놓치고 있는 것이죠. 방송제작자들도 문제시되면 '원래 힙합이란게 이래서 그런 부분이 어쩔 수 없이 있었다'라고 변명할게 아니라, 확실하게 참여 랩퍼들에게 기준선을 제시하고 가이드를 해줬어야죠. 미국에서도 방송에서는 시간대별, 채널별 확실하게 처리합니다. 자극적인거 보여주는게 장르 멋 보여주는 것도 아니고 설사 그렇더라도 그걸 보여주겠다고 선을 안지키는건 전혀 다른 문제니까요. 마지막으로 덧붙여서 단순히 부적절한 단어의 사용이 아니라 사회적 약자를 향한 범죄를 연상시키는 가사와, 사회적 약자를 비하하는 가사는 이제는 꼭 미디어를 타지 않더라도 그 자체로 제대로 활동하지 못할 정도의 사회적 지탄을 받는 것도 생각해봐야 할 것이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