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imo 2013. 7. 3. 00:16

 

손톱보다 작은 사마귀 한마리가

책장 뒤 암벽을 탄다.

밖에 놓아둘까 하다 귀엽기도 하고

장마가 시작되는 이 시점에

굶어 죽을지언 정,

집안이 더 나을 것 같아

놔둔다.

날마다 온갖 벌레들이 기를 쓰고

위험한 야생을 피해

집안으로 들어오려 애쓴다.

몇 달 전 창고에서 내쫓은

네 마리의 생쥐들,

눈 높이에서 마주친 그

황망한 표정이 기억난다.

절망적이라 할 수 있는 눈빛.

생존이란 왜 이토록

혹독한 것인지.

 

2013.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