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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장르의 흑인음악

seimo 2012. 1. 8. 23:25


출처: http://blog.naver.com/piaseji/10043716101

 
1. 흑인음악의 의미와 역사
 
  흑인음악은 미국 내에서 흑인들이 작곡한 음악에 대한 총칭으로서 소박한 민요에서부터 재즈 · 스윙 · 록 및 클래식 음악을 포함하는 매우 포괄적인 개념이다. 그러나 백인 음악가가 의식적으로 흑인양식을 모방해서 작곡한 음악은 엄밀한 의미에서 흑인 음악이라고 하지 않는다. 흑인음악은 5음 음계의 선율과 강한 당김음 등의 아프리카적 특징과 교회음악이나 찬미가의 영향을 받아서 흑인음악 특유의 성격을 조화시키고 있다.

  흑인음악의 진화는 미국 대중음악의 진화로서 미국 내 흑인(Afro-American)의 역사와 뚜렷하게 병행한다. 흑인음악은 사회 내에 존재했으나 동시에 사회로부터 유리되었던 사람들의 감정과 사고를 투명하게 대변해 준다. 흑인음악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면 흑인의 역사를 말해야 한다.

  흑인음악에는 다양한 장르가 있는데, 하나의 장르에서 다른 장르로의 전이가 단절적인 것이 아닌 연속적이라는 것, 즉 다른 장르로 흐름이 넘어간다고 해서 그 장르가 사멸하는 것이 아니라 계속 병행 발전하거나 다른 장르 속의 유전자로서 살아남는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1) 노동요 / 영가 (The worksong / Spiritual) : 1619년경 

  랩, 리듬 앤드 블루스(R & B), 재즈와 블루스 이전에 미국 흑인들이 노예시대 때 만들어 부른 민요인 ‘노동요’가 있었는데 이것에 근원을 둔 다른 모든 장르들은 이것 없이는 지금껏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다. 먼저 사람이 여흥구를 던지면 뒷사람이 화답(call-and-response)하는 형식 - 국악의 ‘메기고 받는 형식’- 의 이 노동요는 흑인노예들이 아프리카에서 물려받은 유산에서 직접적으로 파생한 것이다. 근원적으로 그것들은 자연에 대한 의식과 행사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그들이 아프리카를 떠나며 남겨 두었던 원시적 종교와 직접적인 연관을 가진다. 그들이 사용했던 유일한 악기는 북과 그들의 목소리였다. 하지만 그들이 미국에 도착한지 얼마 되지 않아, 그들이 고향 아프리카의 언어로 이야기하거나 그들이 부르는 노래에 어떤 종교적인 내용을 포함하는 것은 용납되지 않았다. 북소리는 폭동을 유발하는 악기로 인식되어졌고, 북들은 모두 압수당했다. 그래서 노예들은 그들의 목소리 톤과 그들 고유 언어(아프리카 언어)의 리듬을 결합시켰고, 가사는 그들의 일상생활에 대한 것으로 유도되어지기 시작했다. 목소리를 하나의 악기로 사용하는 것은 다가올 흑인음악을 짜는 하나의 토대가 되었다.

  노동요는 음악적으로 아프리카적 요소와 유럽적 요소가 융합되어 있으며, 5음 음계를 바탕으로 한 단순한 음계, 당김음 리듬, 약동하는 비트 감각 등을 특징으로 한다. 이것은 흑인 특유의 리듬감에다 미국 프로테스탄트 교회의 찬송가의 영향을 받아 성립하였고 19세기 초 프로테스탄트인 영국계 백인농장의 흑인 노예들이 부르기 시작한 데서 비롯되었다고 알려져 있다. 노래의 소재는 구약성서에서 따온 것이 많으며 대개 고통스러운 현실로부터의 탈출과 그리스도교가 약속한 신앙에 의한 내세(來世)에서의 자유와 행복, 희망을 노래하고 있다. 이러한 노동요에는 목화 따는 노래 , 옥수수 벗기는 노래 등 농원가 외에 철도의 보선 작업가, 말뚝박기 노래, 배에 짐싣기 노래 등이 있다.

  흑인음악의 새로운 양상은 시카고, 뉴욕, 멤피스 등 도시 흑인가를 중심으로 전개되어갔다. 이것은 주로 흑인들의 모임에서 합창음악으로 다듬어져 발달하였다. 흑인영가는 19세기 후기 대중오락의 하나인 민스트럴쇼 - 1820년대에 성립한 미국 공연양식의 하나로서 흑인노예 생활을 유형적으로 묘사한 노래·무용·촌극 등으로 처음에는 흑인으로 분장한 백인이 연기했으나 나중에는 흑인들이 직접 연기하게 되었다. - 에서 자주 불리워지고, 특히 흑인학교 연주단체의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유럽 각지로 널리 전파되었다. 특히 테네시주 내슈빌에 설립된 피스크대학 합창단 <피스크 주빌리싱어스>가 1871년부터 미국 각지와 유럽을 순회 공연함으로써 전세계에 퍼지게 되었다. 이것은 재즈의 탄생에 영향을 주었으며 오늘날은 미국 민요의 하나가 되었다. 널리 알려진 영가로는 《깊은 강》, 《아무도 모르는 나의 괴로움》, 《여리고의 전투》, 《때로는 어머니 없는 아이처럼》 《예수에로의 도피》 《조용히 흔들려라 사랑스런 마차여》 등이 있으며 M. 앤더슨·M. 잭슨 등이 유명했다.
 
 2) 가스펠 (Gospel) : 1900년경 

  대중들 사이에서 생겨난 복음성가인 가스펠은 원래는 19세기 후반에 미국 각지에서 일어난 신앙부흥운동에서 불려진 노래를 뜻하지만 오늘날에는 민속음악 범주에 들어가는 그리스도교 음악이다.

  역사적으로 살펴보면 노예제도가 폐지되기 전, 즉 남북전쟁 전 약 50 ~ 100년 동안 노예도 기독교인이 되는 것이 허용되었다. 그 이전에 이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다. 노예제도를 정당화하기 위해서는 노예들에게는 영혼이 없다는 것이 당연한 사실이 되어야 했던 것이다. 흥미롭게도 이런 딜레마의 방향을 바꿔 노예들을 기독교인으로 변화시키기를 주장한 것은 퀘이커교도들이었다. 하지만 그것 또한 노예제도를 정당화하기 위한 것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흑인들에게 종교가 허용되자, 그것은 그들을 하나로 묶는 사회적인 행사가 되었다. 한데 모여 같은 무언가를 믿는다는 것은 그들이 여지껏 누리지 못한 그 무엇이었다. 이전까지는 몰래 모여 의식을 치루었을 뿐, 그 어떤 종교적인 의식도 그들에겐 허용 되지 않았었다. 이제는 그들은 모여서 나름대로의 사회적 활동도 할 수 있게 되었고, 어떤 의미에선 그들의 영혼을 고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가스펠은 이런데서 나오게 되었고, 그들의 갇힌 좌절과 고통을 내뱉을 수 있는 자연스런 배출구가 되었다. 같은 화답형식의 노동요가 사용되었고 더욱 발전하였으며 그것은 노래와 춤을 동시에 같이하는 경배의 방식이었다. 억압받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함께, 성경속의 내용에는 흑인 자신들과 성경을 가깝게 연결할 수 있는 그 무엇이 있었다. 노예 해방 이후 가스펠은 더욱 성숙해 갔으며, 이후 출현한 모든 음악 장르와 함께 가스펠은 병행 발전하게 된다.

  좁은 의미의 가스펠은 20세기 초에 흑인 사이에서 불리던 종교가요로서 흑인의 리듬 감각이나 절규하는 듯한 가창법을 특징으로 하며 재즈풍의 리듬을 보인다. 보통 4 ~ 5명의 그룹으로 노래하며, 전기기타나 드럼 등으로 반주하고, 제2차 세계대전 후의 흑인 대중음악인 리듬 앤 블루스(R & B)스타일로 가창되고 연주된다.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가수로서는 M. 잭슨(1911~1972)이 있으며 대표적인 곡으로는 《귀하신 주(Precious Lord)》 등이 있다.
 
 3) 블루스 (Blues) : 1865년경 

  블루스는 미국 대중음악의 하나로 19세기 후반에 남부 흑인 사이에서 발생한 가곡이다. 노예해방 후 흑인은 개인생활을 할 수 있게 되었으나, 인종차별과 극도의 빈곤 등 생활고가 심했다. 그들은 그들이 알고 있던 삶에서 벗어나 그들을 해방시켜 준 새로운 세계, 하지만 그들과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세계로 떠밀려가게 된다. 미국 문화는 더 이상 노예제도라는 어두운 그림자를 용인하지 않았지만 새로운 자유를 부여받은 흑인 남성과 여성들을 그들의 사회로 받아들일 준비 역시 되어있지 않았었다. 소작농과 지주라는 형식의 새로운 노예제에 속하지 않은 흑인들은 어디에도 구속되지 않고 떠도는 유랑이라는 새로운 삶의 방식을 택한다. 그들은 기타와 하모니카 같은 싸고 여행하기가 편한 악기를 선택했다. 그들의 영혼에서 블루스가 탄생하게 된 것은 바로 백인의 영향을 덜 받는 그들만의 세상으로의 공간적 이동이라는 환경에서이다. 그 당시 많은 흑인들이 느끼던 이러한 좌절과 절망이라는 내재된 감정을 넘어서 블루스를 다른 어떤 것으로 만든 것은 바로 노동요의 유산이었다. 이렇게 그들의 고뇌와 절망감 등을 기타를 타며 말하는 형식으로 표현하여 생긴 것이 블루스이며, 20세기 초엽에 그 스타일이 갖추어졌다.

  초기 블루스 음악가들은 악기를 그들 목소리의 연장선상에서 사용하였다. 그들이 만들어낸 리듬은 노동요에서의 그것과 마찬가지로 당김음화된 형태였고, 사운드 또한 의도적으로 인간의 목소리를 흉내 내었다. 이렇게 블루스는 그들의 가슴을 더 사무치게 하고 그들의 감정을 더욱더 절실하게 전달하려는 의도를 훌륭하게 달성했다. 유랑음악가들이 전국을 떠돌면서 블루스 공연을 가지기 시작했다. 블루스 이후 다가올 새로운 음악에 대해, 사람들에게 미리 준비를 시키듯 블루스는 어디를 가든지 들려왔다. 하지만 블루스는 아직 흑인들에게만 향유되는 흑인만의 음악일 뿐이었다. 그러나 그런 양상은 재즈의 등장과 함께 변화하게 된다.

  블루스의 전형적인 특색은 ① 가사의 삼행시적(三行詩的) 구성 ② 블루 노트 (블루 음계는 장 · 단조 음계를 기준으로 제 3음과 제 7음이 약 반음씩 낮아지는데 이 낮아진 음들을 블루 노트라고 한다.) ③ 코드진행 등이다. 블루스는 재즈의 모체도 되었으나, 미국 흑인음악의 근원이며, 미국 흑인의 혼(魂)의 음악, 정신적 기반이라 할 수 있다. 

  
 4) 랙타임 (Ragtime) : 1890년경 

  재즈의 한 요소가 된 피아노 연주 스타일로 당김음을 구사한 리듬에 대한 호칭으로서, 1890년대 중반부터  1910년대에 걸쳐 피아노곡 · 대중가요 · 재즈밴드 연주 등에 큰 영향을 주었다.

  랙타임은 1890년대에 미주리주에서 유행하기 시작한 당김음에 특징이 있는 피아노 스타일을 가리켰지만 1910년대 중기에 이르러 재즈의 별명으로 널리 쓰였다.‘Ragtime’이라는 이름은 ‘Ragged Time'이라는 말로 단어 자체로는 “uneven(정확히 들어맞지 않는)”이라는 의미로서 서양적인 당김음과는 좀 다른 것이다. 음표들을 정확히 박자와 박자의 사이에 놓은 것을 서양적 당김음이라고 한다면 이들을 박자보다 조금 앞이나 뒤에 놓는 것이 바로 랙타임의 특징이라고 볼 수 있다. 이 Ragged 의 일반적인 효과는 멜로디를 정규 박자를 벗어나게하여 마치 그것이 박자와 박자 사이에 떠 있는 것처럼 느끼게 하는 것이다. 이는 아프리카의 복합적인 리듬에서 기원된 것으로 생각된다. 랙타임은 재즈의 중요한 요소인 즉흥연주가 결여되어 있으나 나름대로 불완전하나마 스윙감을 가졌다는 점에서 재즈라고 볼 수 있다.

  랙타임 피아노곡 중 가장 유명한 《엔터테이너(Entertainer)》, 《단풍잎 랙(Maple Leaf Rag)》의 작곡자 스콧 조플린(Scott Joplin, 1868 ~ 1917)은 텍사스주 태생의 흑인 음악가로 랙타임 스타일의 창시자로 인정받고 있는데 후에 오페라를 작곡했을 만큼 음악적인 교양도 있었다. 유럽 음악적인 기반과 민스트럴 음악, 찬송가, 영가, 행진곡들의 음악적 요소를 뒤섞어 랙타임곡이 태어났다고 여겨지는데, 본래 랙타임은 악보에 적힌 대로 연주되고 즉흥 연주를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는 비재즈적인 음악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뉴올리언즈의 재즈 주자들은 즐겨 랙타임곡에 애드립 연주를 더해서 재즈화하고 많은 밴드 리더들이 자신의 악단을 랙타임 밴드라고 일컬었다.
 
 5) 재즈 (Jazz) : 1900년경 

  미국 흑인의 민속음악과 백인의 유럽음악의 융합에 의해 20세기 초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의 흑인 브라스밴드에서 생겨난 재즈는 흑인 브라스밴드의 행진음악에서 댄스음악 · 감상을 위한 음악으로 발전하여, 오늘날에는 세계적인 현대음악으로서 중요한 한 분야가 되었다.

  역사적 배경을 살펴보면, 1914년경에 흑인들의 북으로의 대이동이 시작되었으며, 제 1차 세계대전은 현대적 흑인을 만들어내는 주요한 촉매가 되었다. 흑인들은 참전을 통해 얻은 국제적인 감각을 통해 세계를 하나의 전체로 그리고 그 안에 포함된 미국을 자신들이 사는 장소로 볼 수 있게 되었다. 비록 흑인들로만 구성된 별개의 군대였긴 했지만 그들은 전쟁에 참여했고, 무언가의 일부가 되었다는, 즉 이제껏 자신들과는 별개의 것으로 자신을 착취하고 억압하는 체제였을 뿐인 미국의 일부가 되었다는 거대한 의미를 획득하게 된다. 그래서 그들은 단지 옛날에는 노예였을 뿐인 자신들에서 벗어나 미국인으로서의 역할을 맡기 위해 노력하고 그것을 향해 점차 다가가게 된다. 흑인들은 여러 가지 이유로 세인트루이스와 시카고와 같은 주로 북부의 공업지대 중심지에 모여들게 되는데,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는 단순히 노예제도와 연관이 있는 남부를 떠나기 위한 것이었고, 또 하나는 단순한 농경이 아닌 노동에 대한 수요가 북부에 있었기 때문이다. 아메리칸 드림은 초기 서부의 개척자들에게 그랬던 것처럼 이 특별한 미국인인 흑인들에게 드리워졌고, 강 상류를 따라 블루스와 함께 새로운 종류의 음악이 함께 이동하게 된다.

  나폴레옹 지배시절 군악대가 일시적으로 프랑스인들 사이에서 대 유행했고, 이것은 미국 내 프랑스 이주인 부락으로 전파되어 관악기 밴드에 쓰였던 악기가 수입되는데 뉴올리언tm도 이에 포함된다. 뉴올리언스의 흑인 브라스밴드는 아마추어들로 편성되었고 백인 밴드를 흉내내어 유럽의 무곡(舞曲)과 행진곡 · 찬송가 · 흑인영가 등을 연주하였다. 악보도 읽지 못하는 사람들로 이루어진 밴드를 지도한 것은 교양있는 자유 시민이었던 크리올(흑인과 백인의 혼혈, 주로 에스파냐인이거나 프랑스인 혼혈)이었다. 흑인밴드 단원들은 백인의 직접적인 영향이 아니라 크리올을 통해서 백인 음악과 유럽의 수법을 배우고 소화시켰다. 흑인밴드는 블루스의 사운드와 아프리카에서 가져온 역시 비서구적이고 당김음화된 리듬을 결합시킨 새로운 계통의 음악을 연주하기 시작하는데, 처음에 그것은 단순히 전통적인 밴드 행진곡을 차용한 것이었지만, 차츰 블루스로의 형질변화를 일으키게 되고 더욱 더 널리 퍼져 처음에는 랙타임, 그다음에는 재즈로 이어졌다. 가곡인 블루스를 기악화하여 원곡을 즉흥적으로 변조하여 연주하는 사람도 출현하였는데 전설적인 트럼펫연주자 B. 보르덴이 대표자의 한 사람이다. 또 20세기 초기에는 리듬 섹션에 뒷받침된 트럼펫 · 트럼본 · 클라리넷으로 편성된 컬렉티브 임프로비제이션(collective improvisation;집단즉흥연주)과 그 앙상블 진행의 스타일이 큰 특색으로 형성되었다. 이렇게 하여 흑인 브라스밴드에서 재즈가 탄생하였다. 뉴올리언즈에서 재즈는 북부로의 인구이동과 함께 강을 거슬러 올라간다. 1920, 1930년대의 하우스 파티에서 재즈는 추진력을 얻는다. 흑인음악은 1920년대 클럽과 파티에서 대유행이었고 재즈는 최초로 백인음악가도 흑인음악을 흉내 낼 수 있게 해주었다.

  재즈 안에 내재한 많은 다른 요소들이 자라났다. 비밥(Bebop), 스윙(Swing), 부기우기(Boogie Woogie), 프리재즈(Free Jazz), 하드밥(Hard Bop) 등과 같은 재즈의 하위 장르들은 사운드를 고양하려는 그 당시 음악가들의 실험의 표본들이다. 그것은 점차 주류로서 자리를 잡아갔고, 음악가들은 계속 새로운 시도를 하게 된다.

  재즈의 리듬 · 프레이징 · 사운드 · 블루 노트 등은 아프리카계 민속음악의 영향과 미국 흑인의 독특한 음악 감각에서 생겨났으며, 사용악기 · 멜로디 · 하모니는 유럽음악의 전통에 따르고 있다. 재즈의 주요한 특징으로는 박자가 맞지 않는 리듬에서 생기는 스윙감, 즉흥연주에 나타난 자유로운 독창성과 활력, 연주자의 개성을 강하게 표출하는 사운드와 프레이징을 들 수 있는데, 이것이 유럽음악 또는 클래식음악과 근본적으로 다른 점이다.
 
 6) 리듬 앤 블루스 (Rhythm & Blues) : 1940년경 

  리듬을 강조한 블루스 음악으로 약칭 R & B이다. 샤우트 창법의 노래나 힘찬 테너색소폰을 혼합한 대중적인 흑인음악으로, 1940년대 말에 뉴욕의 흑인가에서 시작되었다. 블루스의 보컬, 피아노 캄보 등에 의한 통속적인 표현의 한 스타일을 가리키는데, 1950년대 말경부터 인기가 높아진 F. 도미노의 노래와 피아노 스타일이 그 전형적인 것이다. 테너색소폰의 얼 보스틱의 캄보에 의한 블루스 연주도 리듬 앤드 블루스의 범주에 들어간다. 흑인 특유의 비트가 곁들여진 개성적인 창법이 특징이지만 백인의 미성가수에게 모방되어 로큰롤이라는 명칭이 붙여지게 되었다. 현재 R&B와 록큰롤은 거의 같은 뜻으로 쓰이며, 록(rock)란 명칭으로 대표된다.
 
 7) 소울(Soul) :1950년경 

  소울(soul)은 영혼 또는 정신을 가리키는 말로, '혼이 들어간 음악'이 소울이라고 할 수 있다. 소울은 리듬 앤드 블루스, 가스펠, 재즈, 록을 결합해 강한 감정과 간절함을 특징으로 하는 음악으로 초기에는 주로 미국 남부 지방에서 연주되었지만 스텍스볼트사가 설립되면서 많은 발전을 했다. 음악의 형태로 볼 때 소울(Soul)은 기본적으로 리듬 앤 블루스(R & B)와 같다. 미국 남부 시골에서 흑인노예들이 노동하며 부르던 블루스가 북부 대도시로 올라와 발전한 음악이다. 미국인들도 "소울은 음악적으로 리듬 앤 블루스와 맥을 같이 하며 따라서 굳이 구분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실제로 1970년대의 유명한 흑인가수인 알 그린(Al Green)을 두고 소울 가수라고도 하지만 리듬 앤 블루스 가수라고도 일컫는다. 그러나 어떤 리듬 앤 블루스 음악을 들으면서 음악관계자들은 그것을 유독 소울이라고 말할 때가 있다. 토대는 같지만 음악의 분위기가 다르기 때문이다. 결정적으로 소울이 리듬 앤 블루스와 다른 것은 가수들이 목청을 돋워 노래하는 '질러대는' 창법으로 시원하고 통렬하다. 이 점에서 소울은 고음을 지를 때 가리키는 말인 샤우트(Shout)와 불가분의 관계가 있다. 여기서 크게 나누자면 리듬 앤 블루스는 '부드럽게 진한' 음악이라면 소울은 '강하게 진한' 음악이라고 할 수 있다.

  소울을 의미있게 만든 것은 1960년대 민권운동 즉, 정확히 말하자면 흑인 공민권 운동이었다. 이 무렵 흑인들은 그동안 당연시해오던 멸시와 푸대접의 굴레를 벗고 자신들의 권리회복에 나섰다. '우리가 백인보다 못할 게 뭐냐? 그런데 왜 우리는 그들의 지배를 받아야 하는가?'

  그런 의문은 곧바로 백인지배사회에 대한 불만과 분노로 이어졌으며 마침내 1960년대 중반 이후 도시 흑인빈민가에서는 대규모 폭동이 연쇄적으로 발발했다. 당시 미국의 내전을 방불하게 했던 1967년 디트로이트 흑인폭동의 경우 이 소요를 진압하기 위해 정부군만 만6천명이 파견되었을 정도였다. 이렇게 분노한 흑인, 강경해진 흑인들의 음악은 몸을 흔들어대며 외쳐대고 질러대는 소울의 형태로 나타났다. 소울은 한마디로 흑인 공민권운동에 의해 배양된 '흑인들의 자긍심'을 반영했으며 그 형식은 샤우트가 대변하듯 '분노의 폭발'을 취했다.

  록 평론가 아놀드 쇼는 소울을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소울은 흑인들의 거만(sass) 분노(anger) 격노(rage)다. 그것은 느낌이 아니라 신념이며 멋이 아니라 힘이다. 그것은 의식의 폭발이며 흑인들 자존(self-pride) 힘(power) 그리고 성장에 대한 잠재력(potential for growth)에 대한 각성으로 점화된 것이다."

  소울은 결국 하나의 양식이 아니라 노래부르는 사람의 혼과 자세와 결부되어있다. 따라서 1960년대 흑인인권운동이라는 사회사를 빼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자주 혼동되는 리듬 앤 블루스와 구분해서 이해할 수 있는 것도 바로 이 지점이다. 그렇다면 현재 흑인들의 저항의식을 담고있는 힙합은 '이 시대 소울'이 된다.
 
 8) 레게(Regge) : 1960년경 

  1960년대에 시작된 자메이카의 대중음악과 춤 양식이다. 전통적인 아프로-자메이카 레게는 아프로-아메리카와 북아메리카의 대중음악과 록 음악의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결합되어 있다.

  그 기원은, 자메이카에 원래 있었던 2박자계의 무곡 멘토(mento)가 미국 남부 흑인음악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 자메이카 빈민층에서 비롯된 이 음악은 사회적 불만을 반영하고 있고 아프리카로의 귀향, 에티오피아의 셀라시에 황제의 신격화, 종교의식에서의 마리화나의 사용 등을 강조하는 라스타파리안 운동(Rastafarian movement)에 바탕을 두고 있다. 1960년대에는 스카(ska)로, 1970년 전후부터는 레게로 발전하였으며 이 무렵부터 자메이카 이외의 지역으로도 알려졌다. 당시 미국 등을 중심으로 한 대중음악계에서는 기교 위주의 음악이 많았기 때문에 전달성을 갖고 있던 레게의 등장은 큰 충격을 주었다. 이후 뉴욕 · 런던 등을 중심으로 세계의 대중음악에 계속 영향을 끼치고 있다.

  2박자계로 뒷박자에 악센트가 있는 리듬과 전달성이 빠른 가사를 갖는 특색이 있다. 레게 음악의 악기편성법의 특징은 초기에는 어쿠스틱 기타와 타악기류가 중심이었지만 근래에는 전기 베이스기타가 곡의 흐름을 주도하며 큰 소리로 연주하는 것이다. 전기 베이스기타 주위로 오르간, 피아노, 드럼, 전기 리드기타 및 전기 리듬기타 등이 긴장과 이완의 교대 형식에 의해 비트를 세분하는 짧은 오스티나토 악구를 연주한다.

  레게 음악은 가수 지미 클리프가 주연한 영화 〈The Harder They Come〉(1973)을 통해 미국에서 인기를 얻었으며, 1981년까지는 보브 말리가 이끄는 더 웨일러스의 순회 공연을 통해, 말리가 죽은 후에는 투츠가 이끄는 더 메이탈스에 의해 국제적인 인기를 끌었다. 레게는 자메이카인이 이주한 곳이면 어디서나 연주되었으며, 그 영향은 대중음악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백인 록 음악가들 사이에서도 분명히 나타나고 있다.
 
 9) 펑크 (Funk) : 1970년경 

  1970년대는 1960년대의 공식 같은 R & B에 대항한 하나의 반란으로서 그것을 다음 수준으로 끌어 올리려는 노력의 시기였다. 펑크는 몸 냄새를 의미하는 흑인들의 속어에서 그 이름을 따온 흑인 재즈음악의 하나로 하드밥(hard bop) · 솔(soul)과 같은 뜻으로 쓰인다. 그것은 약 15년간 지속되며 이제껏 생산되어온 어떤 음악보다 영속성을 갖춘 그리고 춤추기 좋은 작품들을 남겨놓았다.

  펑크는 강한 베이스 라인으로 설명되며, 60년대 말 록밴드들에게서 더 풍부해진 사운드의 볼륨을 차용하고, R & B를 절충한 형태를 띠게 된다. 젊은 흑인연주자들이 백인에게 빼앗긴 재즈의 주도권을 되찾기 위하여 교회음악(gospel)과 블루스(blues) 그리고 라틴아메리카음악의 여러 요소를 가미하고 강조하여 모던재즈로 연주하기 시작하였다. 펑크는 거리의 음악이었고 마약의 음악이었고 음악자체의 생명을 건 R & B와의 실험이었다. 록큰롤에서 정점을 이루게 된 펑크의 대표적 음악가들로는 조지 클린턴(George Clinton), 커티스 메이필드(Curtis Mayfield), 제임스 브라운(James Brown) 등을 들 수 있다.
 
 10) 힙합/랩 (Hip hop / Rap) : 1978년경
 
  a. 힙합 

  전국적으로 록큰롤의 인기가 퍼져 나가고 그것은 철저하게 미국문화의 모든 층에 스며들어갔다. 그것은 어떤 면에서는 정체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그것을 창조하고 발전시켰던 흑인들의 목소리를 잃고 있었다. 펑크의 사운드와 리듬이 힙합으로 진화하지는 않았지만 그것들은 힙합의 등장을 위한 무대를 마련했다.

  힙합은 1970년대 뉴욕에서 흑인과 히스패닉계 집단에서 생겨난 음악과 그 문화로 1980년대 미국에서 유행한 역동적인 브레이크댄스 등의 춤과 음악을 통틀어 말한다. 처음에는 1970년대부터 미국사회의 보수성에 반기를 든 아프리카계 미국인이나 히스패닉계 커뮤니티에 의한 문화운동 전반을 가리키는 말로 사용됐으나 이후 랩(rap)과 기계적 효과음인 스크래치(scratch), 음원(音源)을 조작해 재구성하는 브레이크믹스에 의한 음향효과를 사용한 음악을 가리키게 되었다.

  힙합에는 70년대 말 거리에서 정의되어진 랩(Rap), DJ, 브레이크 댄스, 그리고 그라피티(Graffiti)라는 몇 가지 하위요소들이 있다. 힙합은 원래 미국의 갱 문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 총이나 폭력 대신 춤과 랩으로 우열을 가리는 프리스타일 배틀과 자신들의 영역을 낙서로 표시한 그라피티를 모태로 하고 있다.

  흑인음악의 전통적 요소와 특징들은 재즈, 소울, 펑크 등 흑인음악 진화선상의 여러 시기를 관통하는 공통적인 것이지만, 힙합은 여러 장르 중 이런 특징들이 가장 극명하게 드러난 미니멀한 장르이다.
 
  b. 랩
  20세기 초 이래 계속된 이주민의 발길은 흑인들을 시내로 이끌었고 곧 사회 내에서 그들이 살아가는 경계는 마치 목을 휘감는 쇠사슬처럼 확실하게 그들에게 그어진다. 시내의 특정지역에 갇혀 최저 혹은 무임금의 노동에 종사하며, 확실히 보장된 빈곤, 그에 따른 열악한 교육이라는 악순환의 패턴이 정립되며, 이것은 오늘날까지 이어진다. 이것이 흑인들이 새로운 블루스를 불러야 하는 사회적 무대를 마련하는 것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탄생한 랩은 1970년대 중반 뉴욕의 흑인들에 의해 생겨난 말과 노래가 뒤섞인 대중음악의 한 장르이다. ‘랩’이란 “내뱉듯 말하다”, “비난하다”, “수다떨다” 등의 뜻을 지닌 속어이다. 랩은 흑인음악을 그 근원인 노동요의 뿌리로 회귀하게 하는 가장 가까운 진로로서 부르고 화답하는 형식으로 목소리를 악기로 리드미컬하게 사용하는 것, 그리고 주위환경에서 유래하는 뿌리깊은 좌절감이 모두 존재한다. R & B 의 리듬위에 랩을 하는 것은 재즈가 그랬던 것처럼 하우스 파티와 클럽에서 자라나게 되며, 1979년 팻백(Fatback)은 《King Tim III》를, 슈거힐 갱(SugarHill Gang)은 《Rapper's Delight》을 발표한다.

  랩은 미국흑인의 전통적 말놀이인 더즌과 기독교의 설교, 레게의 DJ, 시낭독 등과 같은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뒤섞인 것에 디스코계통의 비트와 펑크음악이 결합되어 성립하였다. 자랑거리나 자기선전, 비방 등을 비롯하여, 사회문제 · 정치비판 등 시대가 흐를수록 그 내용이 한층 더 농후하고 교묘해져 가고 있다. 또한 흑인사회 내부의 여러 가지 일상생활에 얽힌 문제를 즉흥적으로 전달하는 기능도 높다. 1980년대 전반 이후 힙합사운드 기법이 대중음악계 전반으로 확산됨에 따라 랩도 서서히 일반화되어 가고 있으며 이미 세계 여러 나라의 대중음악 속에 널리 침투되어 있다.

  랩에는 멜로디가 없다. 물론 음정상의 변화는 있겠지만 서구음악의 12음계와 화성악적인 측면에서 바라봤을 때, 그것을 어떤 흐름의 멜로디와 연결시키기는 힘들 것이다.

  랩은 고도로 발달되고 세련된 타악적 보컬 형식이다. 내뱉는 한 음절 한 음절은 마치 북을 한번 쳐내는 일타 일타의 행위와 비슷하다. 그리고 그렇게 내뱉어진 말들의 진행 과정에는 악기연주에서 보여지는 것과 동일한 묵음(mute)과 당김음이 있다. 
  
2. 흑인음악의 특징 : 리듬, 폴리리듬, 레이어링, 반복, 부르고 화답하는 형식(call-and-response)
 
  서구 클래식에서의 음악적 발전의 주된 추동력은 하나의 멜로디와 병치된 화음의 순차적 변화와 진행이다. 12음계의 음들은 분절되어 있고 각각 엄밀히 제한된 주파수 대역으로 규정되어지며 병치된 한 세트의 음들은 장조와 단조의 두 가지 방식에 의해 화성적으로 배열된다. 여기서의 주된 미학적 관점은 이 음들이 총체적인 집합 상태에서 서로 어울리며 얼마나 듣기 좋은 아름다운 소리를 자아내는가 하는 것이다. 즉, 서구 클래식의 본질은 음정과 멜로디의 음악(Tonal Music)이고 그 완성의 지향점은 ‘하모니(harmony)’이다. 여기에서 리듬은 단지 이 음들의 진행을 돕는 보조적인 역할을 수행할 뿐이다. 즉, 생물체의 뼈대나 근육 같은 역할의 유기적 운동의 틀이라기보다는 음의 강약을 강조하는 기능을 가진 보조적 효과 장치에 더욱 가깝다.

  하지만 흑인음악은 기본적으로 리듬에 기초를 둔 음악이다. 12음계의 멜로디와 화성체계에 기반한 서구 유럽 클래식 음악과는 근본적으로 사운드의 조직과 진행 과정이 다르다. 흑인음악에 멜로디나 하모니가 없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 다시 말하지만 리듬이 그 중심적 기저에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다.

  흑인음악의 진행축은 폴리리듬(polyrhythm: 대조되고 구별이 가능한 두 가지 이상의 리듬을 동시에 사용하는 것을 말하는데 그 기원은 노예선이 흑인들을 싣고 출발한 서아프리카 지역의 민속음악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고 한다.)의 구조와 짧은 단위 구간의 계속적인 그러나 약간씩의 변이를 수반하는 반복의 기제이다. 이 폴리리듬을 이루어 내는 것은 ‘모든 악기의 타악기적 사용’이라는 흑인음악의 중요한 요소이다. 원시시대부터 지금까지 리듬을 만들어내는 가장 기본적인 소리는 무언가를 두드려서 내는 격타음(percussive sound)인데, 흑인 음악에서는 심지어 사람의 목소리와 멜로디 악기조차 타악적인 주법을 통해 리듬악기로 변모하는 경우가 많다. 드럼 리듬 위에 베이스 리듬, 베이스 리듬 위에 기타 리듬, 또 그 위에 다른 멜로디 악기의 리듬, 혹은 인간의 목소리 등, 이 같은 식으로 다층의 레이어링(multi-layering)이 되는 것이다.

  이렇듯 흑인음악이 리듬에 중심을 두고 사운드적으로 조직화되는 과정은 서구 클래식 음악과는 명백한 차별성을 띈다. 서구 고전 전통의 음의 명백한 구별과 분리라는 덕목은 흑인음악에서는 쉽게 발휘될 수 없는 사항이다. 빽빽이 구성된 고밀도의 다중 다층적 구조에서 각각의 층(layer)들은 서로 독립되어 있으나 서로 유리되어진 것은 아니며 서로 밀접하게 관련을 맺으며 마치 삼투압 과정에서 층과 층 사이를 유체 성분들이 스며들듯 섞여간다.

  여기서 또 한가지 중요한 것은 반복이라는 기제다. 서구 클래식에서 반복은 대체로 단조로움과 단순함을 의미하며 화성의 변화와 진행을 위해 회피되거나 은폐되어야 하는 과정이다. 반면 모든 흑인음악적 전통 안에서는 연주에 반복이라는 기제가 적극적으로 개입되며, 은폐되기보다는 오히려 명백하고 적극적으로 표현되어진다. 이 과정 속에서 개개의 리듬 패턴 속에 포함되어 있는 긴장과 이완, 정지와 진행 그리고 붕괴(폭발)은 마치 내연기관의 흡입-압축-폭발-배기의 과정처럼 반복되며 추동력을 발생시킨다. 이런 연결과정은 마치 살아있는 동물, 특히 지렁이나 거머리류의 환형동물 등의 움직임 같은 끈끈한 연동운동을 연상시킨다. 한편 이 반복이라는 것은 천편일률적이고 기계적인 의미의 반복은 아니다. 앞서 말했듯 반복은 되지만 그 단위 구간내의 일부 요소들은 끊임없이 미묘한 변이와 변화를 일으키며 진행된다.

  반복에 있어서 또 다른 중요한 전통적 요소는 부르고 화답하는 형식(call-and-response)이다. 한 사람이 선창을 하면 다른 사람은 같거나 약간 변이된 리듬과 멜로디로 그에 답을 하는 것인데 이것 역시 아프리카 부족의 제사의식에서 미국 노예 농장의 노동요로, 가스펠로, 블루스로, 재즈로, R & B로 흑인들이 끊임없이 전승해온 음악적 형식이다. 밴드의 공연시에 싱어가 한 소절을 부르면 악기 연주자가 이를 약간 변형시켜서 그에 화답하여 연주하는 것, 혹은 연주자끼리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일정한 패턴을 반복 변주하는 것, 힙합 공연시에 랩퍼가 "Say! Ho!"라고 외치면 관중들이 이에 "Ho!"라고 화답하는 것, 코러스나 훅 부분에서 한 사람이 외치면 다른 사람들이 받쳐 주는 것, 모두 이 형식에 포함된다고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