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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뷰] 더콰이엇, 즐기지 못한다고 해서 우리가 아쉬울 필요는 없다
    힙합 아카이브/랩 창작가들 2015. 10. 25. 12:35

    원문: http://www.hiphopplaya.com/magazine/18375


    2015.10.23

    기사작성 | 차예준 (HIPHOPPLAYA.COM)




    [인터뷰] 더콰이엇(The Quiett), '즐기지 못한다고 해서 우리가 아쉬울 필요는 없다.'



    힙플: 프리모(DJ Premier)와의 콜라보 트랙이 없는 점이 많은 사람들에게 실망 말고 아쉬움을 줬는데, 어떤 일이 있었나.


    Q: 나에게도 아쉬운 부분이었다. 꼭 넣으려고 했던 트랙이었는데, 결국엔 스케줄 문제가 있었다. 커뮤니케이션이 생각보다 오래 걸렸기 때문에 계속 미뤄지다가 더 이상은 안 되겠다 싶어서 넣지 않게 됐다. 




    힙플: 새 앨범까지 꽤 긴 시간이 있었는데.


    Q: 생각보다 오래 걸렸다. 원래는 작년에 내려고 했던 앨범이었지만, [11:11]이 나오고서는 너무 바빠서 작업 할 시간이 부족했다. 작년 하반기부터 행사 등이 너무 많아서 그것들 외엔 많은 걸 할 수 없었다. 그냥 매일 연결고리만 부르고 다녔다.(웃음)




    힙플: 대부분의 곡에서 프리마비스타와 함께했다. 어떻게 보면, 일리네어의 객원 멤버 같은 느낌이 강한데


    Q: 프리마 비스타와 나는 2007년도 쯤부터 곡을 같이 만들어왔다. 그렇다보니 자연스레 일리네어의 큰 부분이 됐다. 그치만 알다시피 현재 일리네어는 프로듀서를 소속 시키는 레이블이 아니다.




    힙플: 부클릿이 공개 되지 않은 상태라서 그럴지도 모르는데, 샘플 클리어런스에 대한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다. 


    Q: 어느 시점 이후부터 우린 샘플 클리어를 하고 있다. 이번 앨범에도 클리어 해야 되는 곡은 했고, 예전에 발표했던 곡들도 차근차근 하고 있는 중이다. 




    힙플: 단연 샘플사운드가 두드러지는 것 같은데. 곡 작업, 혹은 비트 초이스에 대한 이야기가 듣고 싶다. 


    Q: 최근 몇 년 동안 힙합 음악의 유행이 뚜렷하긴 하지만 거기에 얽매이지 않으려고 했다. 항상 내 음악은 나의 취향에 의해서 결정 되어왔다. 그동안 발표한 내 앨범들이 시대에 따라서 변화 해오기는 했지만, 나의 음악 취향은 예나 지금이나 비슷하다. 그런 측면에서 이번 앨범도 예외는 아니다. 




    힙플: 앨범 전체적인 무드나, 사운드의 좋은 피드백들에 비해서, 랩에 대한 의문부호가 많다. 부정적 피드백이 많다는 이야기다.


    Q: 난 화려한 랩 보다는 깔끔한 랩들을 들어왔고 하고 있다. 그 걸 더 잘하려고 하고 있는 거고. 톤 높고 빠른 랩은 예나 지금이나 한국에선 항상 인기가 많지만 내가 추구하는 건 그런 게 아니다. 내가 추구하는 건 자연스러운 그루브다. 사람들이 들으면서 고개를 끄덕끄덕 하고 있었으면 좋겠다는 정도.




    힙플: 랩과 돈의 간격을 좁혔다는 구절이 있다. 힙합씬을 더콰이엇의 등장 전후로 살펴보라는 구절도. 당신의 등장 이후 어떤 것들이 크게 변했다고 생각하나?


    Q: 거의 전부라고 생각한다. (웃음) 그게 꼭 나 때문이라는 건 아니지만, 공교롭게도 타이밍 상 내 또래 뮤지션들의 세대에서 바뀐게 너무 많다. 함께 만들어 낸 결과라고 생각하고, 하나하나 나열하기는 어렵다. 지금 보고 있는 모든 것들이 우리 세대에서 생겨난 것들이기 때문에. 우리가 지금 이 게임의 기반을 마련한 사람들이 아닌가 한다. 일리네어 이후의 많은 것들은 일리네어가 만들어 낸 것들이다.




    힙플: 그 일리네어 행보들의 브레인은 더콰이엇이다?


    Q: 기본적으로 우리의 아이디어는 나와 도끼의 것이다. 그것으로 일리네어의 주 된 부분들을 만든 것이고, 빈지노는 우리 둘과는 다른 걸 함으로써 우리의 영역을 확장시켜주었다.




    힙플: 실제로 단순한 페이 수준을 떠나 당신은 여러 면에서 랩퍼들이 돈을 쫓을 수 있는 길을 제시해왔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제2의 일리네어같은 성공사례가 나오지 않는 이유는 뭘까?


    Q: 내 생각엔, 자신의 방식을 믿고 밀어붙이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어떤 방식이든 간에 각자의 고집대로 꾸준히, 영리하게 밀어붙이다 보면 결국엔 성과가 따르기 마련이라고 생각한다. 미국 힙합으로 예를 들자면 제이지의 방식, 릴웨인의 방식, 릭로스의 방식, 퍼렐의 방식, 타일러 방식 등 다양한 모양의 방식과 성공이 있을 수 있다. 근데 우리나라에선 뭐든 일률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보니 다들 비슷하게 하는데다가 쉽게 포기하거나 노선을 바꾼다. 뻔하고 안전해 보이는 행보는 관심을 받지 못한다.




    힙플: 몇개의 트로피를 버렸다는 건 무슨 의미인가? 당신의 과거 커리어들 중 일부는 스스로 납득하지 못한다는 뜻?


    Q: 그건 말 그대로다. (웃음) 비유는 아니고 실제로 트로피를 몇 개를 버렸다. 




    힙플: ‘계획대로’ 되어 가고 있다는 표현이 있는데, 여기서 그 ‘계획’은 일리네어와 본인의 이야기일 텐데 그 계획은 무엇인가? 


    Q: 이것도 다른 의미는 없다. 'AMBITIQN'에 썼던 가사인데 한 번 더 쓴 거다. 내겐 그다지 뚜렷한 계획은 없다. (웃음)




    힙플: 사람들이 참 의미를 많이 두는 것 같다. 랩을 들을 때.


    Q: 그런 것 같다. 정작 의미를 두어야 하는 가사들은 따로 있다. 그걸 느끼던 말던 상관은 없지만 이번 앨범엔 개인적으로 뿌듯함을 느끼는 가사들이 많이 있다.




    힙플: 일리네어의 스타일은 랩퍼지망생들의 에티튜드나 음악 스타일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어쩌면 랩퍼 지망생들에게 교과서나 바이블이 된 것 같기도 한데. 아마 본인들도 실감할 것 같은데 기분이 어떤가? 혹시 보거나 듣나?


    Q: 우리는 전혀 모른다. 젊은 뮤지션들을 만날 기회가 거의 없다. 아는 뮤지션도 드물다. 그나마 쇼미더머니3를 하면서 약간의 계기가 되었다. 차메인과 오왼도 알게 됐고, 씨잼이나 기리보이도 처음 봤다. 




    힙플: 모른다고 이야기해서, 더 웃겨진 질문인데. 웃긴 얘기일 수 있지만, 그런 파급이 보기에 따라 아주 피곤하고 민망한 광경이 되기도 했다. 여기의 신인 랩퍼들 중 한 무더기는 일리네어를 벤치마킹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거든(웃음)


    Q: 우리는 전혀 몰랐다.(웃음) 




    힙플: 그럼 실제로 이렇다면.. 현재의 상태가.


    Q: 우리의 영향을 받는 건 우리로썬 좋은 일이지만 결국 자기 것을 찾아야 한다. 우리한테 배워야 할 건 힙합에 대한 사랑과 우리가 지키고자 하는 것들, 우리가 어떤 상황에도 포기하지 않은 것들이다. 하지만 나머지 것들은 자신의 것들로 해 나가야한다.




    힙플: 엔터테인의 측면에서 혹은 메시지의 과잉들이 실제, 돈 자랑에 대한 스웨깅에 부정적인 친구들이 아직 많다. 뭐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기분도 작용하겠지만, ‘엔터테인’에 대한 요소는 청자들에게도 아직 낯선 부분인 것 같기도 하다. 


    Q: 이게 낯선 것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이 걸 즐겨주면 고마운 거지, 즐기지 못한다고 해서 우리가 아쉬울 필요는 없다. 난 지금으로도 되게 만족하고 있다. 우리가 본격적으로 이런 음악과 랩을 선보이기 시작했을 때는 사람들이 이게 뭔지 감도 못 잡았었다. 나도 좀 시간이 걸릴 거라고 생각했고. 하지만 생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사람들이 이걸 즐기게 되었다. 대학교 축제에 가면 학생들이 연결고리 랩을 따라 부르는데, 가끔씩 그 걸 보면서 기분이 좀 이상할 때가있다.(웃음) ‘어쩌다가 학생들이 이런 랩을 따라 부르고 있지’랄까. 아무튼 멋진 일이다.




    힙플: 자수성가, 재벌 이런 표현들은 어떤 세대에게는 재미를, 어린 친구들에게는 분명히 희망이나 꿈을 줄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저 더콰이엇의 삶을 전달하는 건가, 실제 이런 의도도 있는 건가. 


    Q: 기본적으로 랩이라는 건 개인적인 행위다. 자신의 얘기를 쓰고 그게 좋은 음악으로 완성 되는 것만으로 이미 목적은 달성 되는 것이다. 그게 어떤 사람한테 메시지가 되고 안 되고는, 우리가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음악에 대한 반응은 날씨 같은 거라고 생각한다(웃음). 다만 이번 앨범에서 ‘Your World’는 노골적으로 교훈적인 노래다. 나의 진심어린 조언을 담은 노래다. 내가 깨달은 진리들을 담았다. 




    힙플: 또, ‘성공’의 시기부터 음악에 담기는 이야기가 그저 운이 좋아 해 낸 것이 아니라는 측면에 대한 강박이 느껴지기도 한다. 이런 오해들을 멀리 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는 것 같은데. 어떤 스트레스 같은 것이 있는 건가. 아니면, 더콰이엇, 일리네어의 음악을 접하게 될 친구들이 확장되었기 때문인가. 


    Q: 우리가 유명해질수록 오해나 환상도 커질 거라고 본다. 이젠 우리를 단순히 돈 많은 랩퍼들로 아는 사람들도 많다. 물론 그것은 사실이다. (웃음) 다만 그 이상을 봐야한다. 우리는 여기까지 오는데 되게 오래 걸렸다. 그러니까 그 ‘과정’을 말하고 싶은 거다. 우리는 계속 견뎌왔고, 앞으로도 견뎌야 한다. 이것은 누구에나 공평한 것이다. 그러니 그걸 피할 생각을 하지 말라는 얘기를 ‘Your World’에서 한 거다. 




    힙플: 일리네어를 향한 비아냥들에 대한 대답을 랩에 꾸준히 담아오고 있기도 하다. 대표적으로 ‘내가’가 있겠고. 


    Q: 랩은 질투나 편견 등의 우리를 따라다니는 것들을 극복해 나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니네 말이 틀렸다’ 라든지, ‘니네가 아무리 그래도 난 내 뜻을 굽히지 않을 거야’ 라든지. 그런 걸 말하는게 랩의 목적이기도 하다. 




    힙플: 근데 한국 힙합 잘 안 듣지? 이 질문은 사실, 그런 곡들에 대한 대답이었냐는 질문 이었다.


    Q: 아. 사실 잘 안 듣고 잘 모른다.(웃음) 하지만 많은 래퍼들이 우리를 향한 가사들을 쓰고 있다는 건 알고 있다. 그런 상황자체는 알고 있지만, 굳이 찾아듣지는 않는다.



    힙플: ‘언더그라운드킹 필요없어 왕관’. 개인적인 느낌일 수도 있지만, 힙합 ‘씬’과 거리를 두려는 행보가 엿보이기도 했다.


    Q: 글쎄. 일단 그 구절은 ‘난 최고지만 그것에 연연하지 않는다’는 정도로 보면 될것 같다. ’씬’에 대해서 논하는 것은 지금 상황에선 좀 복잡한 문제다. 한국의 힙합씬이라는게 워낙 형태가 많이 변했고, 지금은 약간 형태를 알아보기는 힘든 것 같다. 그래서 여기에 대해서는 논하는게 무의미 한 때라고 생각한다. 




    힙플: 피쳐링 의뢰도 많이 들어 올 것 같은데, 응하는 방식? 혹은 기준도 궁금하다. 안다 라든가, 우효 라든가, 원펀치의 원이라든가. 


    Q: 여러 가지 경우가 존재한다. 음악이 좋아서 하거나, 견적이 맞아서 하는 경우도 있고, 친분 때문에 하게 되는 경우도 있고. 그 기준을 딱 잘라 말하기는 좀 어렵다.




    힙플: 쇼미더머니3 이후의 대중매체의 ‘이용’ 은 제안이 들어와서겠지만, 적극적인 이용의 배경이 궁금하다.


    Q: 쇼미더머니3를 하면서 사람들이 기대이상으로 힙합적인 색채를 좋아한다는 인상을 받았다. 예전엔 상상도 못했던 일인데, 그 동안은 TV에 랩퍼들이 나와서 타협해야할 것들이 너무 많았다. 그런데 쇼미더머니를 겪으면서 시대가 바뀌었거나, 우리가 이걸 바꾸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이 흐름이 시작 된 김에 이 기회를 활용해야겠다는 생각을 한 거다.




    힙플: 쇼미더머니, 언프리티랩스타에 대한 부정적 의견들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프로듀서’로서 출연해 온 아티스트로써.


    Q: 이것에 대한 문제는 다들 알 거라고 생각하고 우리의 경험을 얘기하자면, 쇼미더머니3는 나름 재밌었고 우린 최선을 다했다. 처음에 출연을 결정할 때부터 우린 엄청 까다롭게 시작 했었다. 프로그램이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에 많은 부분을 요구했었다. 심지어 프로그램 제목을 바꾸라고도 했었다. 그건 못하겠다고 해서 넘어가긴 했는데(웃음), 어쨌든 이런 저런 요구를 되게 많이 했었다. 그렇게 해서 시즌 2와 3사이에 많은 변화가 있었던 것이다. 결국엔 제작진의 의지이긴 하지만 우리의 요구가 작용한 부분이 적지 않다. TV 출연을 하면서 그런 걸 주장하는 출연자는 그다지 없을 것이다. 원래 우린 할 마음이 없었는데, 계속 조르니까 ‘그러면 이런 거 해줄 수 있나. 아니면 안 하겠다’ 라는 식으로 나갔다. 그래서인지 우리 출연 당시엔 크게 거슬리는 건 없었다. 그리고 결국엔 예능 프로기 때문에 애초에 어느 정도 이상은 기대하지도 않았다. 




    힙플: 이 프로그램은 이제는 엄연히 커다란 영향력을 갖고 있다. 부정적인 면? 긍정적인 면?


    Q: 우린 그 프로그램을 하면서 얻은게 많았기 때문에 일단은 긍정적인 측면을 많이 봤다. 당연히 빛과 어둠이 존재하지만, 난 매사에 밝은 면만 보려고 하는 사람이다. 어쨌든 힙합 예능 시대에도 끝이 있을 것이고, 그 동안엔 뮤지션들은 각자의 방식을 증명하면 된다. 꼭 TV에 나온다고 잘되는 것도 아니고 언제나 그래왔듯 현명한 사람이 살아남을 것이다.




    힙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 부탁한다. 


    Q: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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